한나라당은 27일 미디어법 후폭풍 정국의 초점을 돌리기 위한 민생행보에 본격 돌입했다. 현장 민생탐방 프로그램의 첫 번째 순서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준비 현장도 방문했다.
이는 민주당의 장외 강경투쟁에 맞서기 위한 전략이다. 여당이 민생에 집중하는 모습을 강조해 미디어법 후폭풍을 최소화하고 국정주도권도 잡아 나가겠다는 차원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열고 민주당의 장외투쟁을 비난하며 다양한 민생 행보를 내놓았다. 박희태 대표는 "민주당은 이 염천의 아스팔트에서 선동행각을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몸을 던져 민생의 바다 속으로 뛰어들자"고 말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거리를 헤매는 동안 우리는 국민속에서 동고동락하자"며 구체적인 민생, 서민 행보를 강조했다. 안 원내대표는 의원들에게 휴가기간 동안 최소 의원 1인당 1건의 서민정책을 제시하고 한 군데 이상의 민생현장을 탐방할 것을 주문했다. 현장에서 나온 체감 정책을 실질적으로 당의 정책에 반영할 목적에서다. 외국출장을 최소한으로 줄일 것도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또 9월 정기국회를 대비해서 민생법안 통과와 국정감사를 철저히 준비한다는 방침도 정했다. 안 원내대표는 특히 "가을 정기국회에서는 비정규직법을 반드시 처리하도록 하겠다"며 "이번의 유예안을 그대로 고집하기 보다는 대안도 같이 제시, 대안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 정책위 산하에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을 위한 특위도 구성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지역경제 살리기' 현장점검도 시작했다. 허태열 박재순 최고위원과 김성조 정책위의장, 심재철 국회 예결위원장 등 당 지도부와 정책위 소속 의원들이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준비 현장을 찾아 간담회를 갖고, 전폭 지원을 약속했다.
당 지도부는 이어 광주를 방문, 간담회를 갖고 지역 숙원사업 및 현안을 논의했다. 29일에는 충북 음성의 혁신도시 추진현장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런 행보는 모두 '민주당은 거리투쟁, 한나라당은 민생행보'라는 구도를 부각시키며 여론을 다독이기 위한 것이다.
한나라당은 아울러 미디어법 재투표, 대리투표 논란에 대해선 "헌법재판소의 사법적 결정에 맡기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민주당의 공세에 일일이 대응하면서 공방전을 벌이는 것은 유리할 것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민주당 의원들의 표결방해 사례는 적극 수집해서 대응할 계획이다. 신성범 원내대변인은 "원내대표단 차원에서 표결방해 행위 신고를 받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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