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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식 KT 개인고객부문 사장 '현장 경영' 동행/ "고객이 원하는 걸 먼저 파악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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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식 KT 개인고객부문 사장 '현장 경영' 동행/ "고객이 원하는 걸 먼저 파악하라"

입력
2009.07.27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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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쇼' 직영대리점. 27일 오후, 가벼운 셔츠 차림의 중년 남자가 들어섰다.

"요즘 사람들은 어떤 것을 많이 묻냐?"는 그의 질문에 마침 매장 앞 휴대폰 진열대에 서있던 유소연(30) 점장이 "공짜폰과 요금 할인이 되는 결합상품에 관심이 많다"고 대답했다. 매장을 찬찬히 살펴보던 그는 "합병 이후 유선과 무선 통신서비스를 모두 다루는 만큼 직원들이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며 "고객이 원할 만한 것을 먼저 파악해 알려주라"고 당부했다.

느닷없이 매장에 들른 중년 사내는 바로 KT 개인고객부문장인 김우식(55) 사장이다. 부드러운 목소리와 외모, 인품 덕에 '덕장'으로 통하는 그는 KT의 이동통신, 휴대인터넷(와이브로) 등 개인이 이용하는 통신서비스를 총괄하고 있다. 합병 이전의 KTF 사장인 셈이다.

김 사장은 틈나는 대로 영업점을 찾아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고객과의 소통을 위해서다. 개인고객부문에서 역동적이며 친근한 '올레 KT'를 만들기 위한 그의 현장 경영을 동행 취재했다.

유선ㆍ무선 모두 이용가능한 단말기 출시

김 사장은 지난달 1일 취임 이래 두 달을 공부하느라 바삐 보냈다. 그는 "2개의 다른 문화가 합쳐져 익숙하지 않고 새로운 것이 많아 지금도 공부하는 중"이라며 웃었다.

그 중에서도 시장 환경의 변화는 KT 경영진들의 숙제다. 그는 "예전에는 이동통신 시장이 휴대폰 보조금을 많이 써서 공짜폰으로 경쟁했다"며 "문제는 과거에는 공짜폰을 뿌리면 시장이 커졌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단언했다. 신규 가입자 가운데 85%는 번호이동으로 옮겨오기 때문. 결국 포화 상태에 이른 시장에서 가입자들만 계속 옮겨다니고, 이들을 잡기위해 이통사들은 마케팅 비용만 쓸 뿐이다. 그는 "이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서비스 차별화로 경쟁의 틀을 바꾸겠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KT는 유선과 무선통신을 하나의 기기로 사용할 수 있는 획기적 서비스를 개발중이다. 그는 "가정에서는 무선 인터넷을 이용해 인터넷전화(VoIP)로 쓰고 밖에 나가면 휴대폰으로 사용하는 기기를 연내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와이브로까지 결합하면 막강한 결합 상품이 된다.

문제는 요금이다. 사람들이 유선과 무선으로 마음껏 인터넷을 쓰려면 그만큼 요금이 저렴해야 한다. 김 사장은 "파격적인 가격의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를 준비중"이라며 "와이브로와 인터넷, 이동통신을 합친 요금제도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이브로 음성서비스는 부정적

그러나 와이브로를 이용한 음성통화(휴대폰) 서비스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김 사장은 "KT가 초기에 SK텔레콤의 3세대 이동통신과 경쟁하기 위해 와이브로 음성 서비스 도입을 주장했으나 이제는 KTF를 합병해 의미가 없다"며 "시장에서 원하는 사람도 없어서 지금은 주장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신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애플의 휴대폰인 '아이폰' 도입에 적극적이다. 그는 "전세계가 쓰고 있는 기기를 한국에서만 제공하지 않는 것도 우습다"며 "현재 도입 협상을 진행중인데 양 사가 발표 전에는 내용을 말할 수 없어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서비스로 차별화하는 만큼 KT는 하반기에 공세적으로 나가지는 않을 생각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현재 가입자 수준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 시장을 교란하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싸움을 걸어오면 절대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현장에 자주 들리는 편은 아니다. 그는 "현장에 자주 가면 사소한 일까지 CEO에게 의지하려는 타성이 생긴다"며 "여러 통로를 이용해 현장의 목소리를 자주 듣는다"고 덧붙였다.

대리점을 나서려던 김 사장은 유 점장에게 LG전자의 '주름폰'을 가리키며 "이 휴대폰이 춤을 추는 것을 아느냐"고 물었다. "모르겠다"며 당황하는 유 점장에게 "전화오면 휴대폰이 회전하며 춤을 춘다"며 "차라리 댄싱폰이라고 이름 붙였으면 고객 반응이 좋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것까지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챙기는 면모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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