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24일 한나라당의 방송법 강행처리에 항의,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의회민주주의를 지키지 못해 제1야당의 대표로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소중한 의원직을 버리고 국민과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언론악법은 무효로, 부정투표와 불법폭력에 의한 표결처리는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며 “이제 민주당은 민주주의, 서민경제, 한반도 평화의 3대 위기 극복을 위해 혼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회견 후 강기정 대표비서실장을 통해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으며, 곧 국회 대표실과 의원회관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도 전날 저녁 이강래 원내대표를 포함, 거의 대부분이 정 대표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전달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충청 의원들과 일부 호남 중진 등 10여명 정도를 뺀 대부분 의원이 정 대표에 사퇴서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민주당 의원 총사퇴 여부와 관련, “사퇴서 처리를 포함, 모든 의사결정은 무도한 이명박 정권과 가장 잘 싸우는 길이 무엇인지가 기준이 될 것”이라며 탄력적 대응기조를 밝혔다.
그러나 4선 중진인 천정배 의원은 이날 오후 “민주당 의원들의 총사퇴가 우리의 진정성을 국민에 알리는 유일한 길”이라며 국회의장에게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은 민주당의 잇단 의원직 사퇴와 관련, “국민이 뽑아준 의원직은 개인이 함부로 내던질 수 있는 게 아니다”며 “진정성 없는 극한 투쟁은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21일부터 방송법 원천무효 투쟁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김유정 대변인은 “야 4당과 시민단체는 내일 저녁 규탄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시작으로 ‘언론악법 폐기 민주당 100일 대장정’이란 명칭 아래 1,000만인 서명운동, 촛불문화제, 권역별 시국대회, 가두홍보전, 민생투어 등을 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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