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2분기 성장률이 크게 개선됐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기업들도 연일 '깜짝 실적'을 내놓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0개월 만에 1500선을 회복했고, 강남 집값도 들썩거리고 있다. 일각에서 경기회복을 위해 풀어놓은 돈을 거둬들이는 '출구전략'을 써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문제는 최근의 경기회복 움직임이 자동차 세제 혜택과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덕분이라는 점이다. 경제 자체가 자생적인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3분기엔 자동차 약발과 재정의 힘도 소진될 수밖에 없다. 때문에 현재로선 3분기 상황을 지켜본 후 출구전략을 논의하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금주에는 상반기의 경기회복 기조가 지속될지를 보여주는 주요 경제지표들이 발표된다. 우선 3분기엔 재정투입 효과가 제한되기 때문에 수출이 성장률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제부가 8월 1일 발표하는 '7월 수출입 동향'이 주목받는 이유다. 수출 감소세의 진정 여부와 무역흑자 폭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은 27일, 28일 '7월 소비자동향조사(CSI)'와 '7월 기업경기조사(BSI)' 결과를 내놓는다. 향후 경기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이들 경제지표가 보여주는 경기회복의 강도와 속도에 따라 출구전략 시기를 어느 정도 예측해볼 수도 있다.
쌍용자동차 사태는 26일로 예정됐던 노사 간 대화가 무산됨에 따라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분위기이다. 이런 가운데 경찰과 노조의 충돌이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어 금명간 경찰의 도장공장 진입도 예상된다. 설령 경찰의 강제 진압이나 자진 해산이 이뤄진다 해도 회사 자금이 고갈돼 공장 정상화는 불투명한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쌍용차 600여 협력업체들은 이달 말까지 회사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에 조기 파산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일주일이 쌍용차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수밖에 없다.
31일 발표되는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금주의 주요 관전 포인트. 미국 경제의 바닥 탈출 여부를 점칠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현재 월가를 중심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GDP가 감소하는 마지막 분기가 되면서 경기침체가 2분기에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고재학 경제부 차장 goindo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