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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돼지의 추억' 미숙아였던 돼지 호그우드, 전세계에 웃음과 눈물을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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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돼지의 추억' 미숙아였던 돼지 호그우드, 전세계에 웃음과 눈물을 주다

입력
2009.07.27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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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 몽고메리 지음ㆍ이종인 옮김/세종서적 발행ㆍ304쪽ㆍ1만1,000원

부부는 좋아하는 지휘자의 이름을 갓 태어난 미숙아 돼지에게 붙여 키웠다. 크리스토퍼 호그우드라 불린 돼지는 병을 달고 다녔으나, 부부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았다. 돼지는 300㎏을 넘어섰고 평균수명 6~7년을 훨씬 넘겨 14년 만에 죽었다. 10여년 동안 호그우드는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선사했다. 야생동물 보호론자이자 동물학자, 다큐멘터리 작가인 부인 사이 몽고메리는 호그우드와의 만남에서 이별까지의 시간을 <돼지의 추억> 에서 기록, 사랑과 보살핌의 의미를 깨우친다.

고양이보다 작았던 몸집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던 돼지는 인간에게 경이와 즐거움을 주며 명물로 자라났다. 그가 먹는 것 하나 하나에서 나름대로 삶의 기쁨을 노래하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삶의 의미를 새삼 깨우쳤던 것이다. 또 음식마다 먹는 법도 달라, 돼지의 식사는 미식가의 모습을 방불케 했다. 머잖아 '돼지쇼'라고 불린 별난 식사 광경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번 본 사람은 알아보았고, 슬픔에 잠긴 사람의 말은 조용히 경청할 줄 알았다. 단 하나, 주사기가 나타나면 줄행랑을 쳤고, 그 모습에 사람들은 배꼽을 잡았다. 저자는 책 말미에서 "우리에게는 덩치 큰 부처였다"며 "우리에게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고 호그우드를 회상했다. 돼지가 죽자 신문과 웹사이트들은 추도사를 게재하는 등 유명 인사의 서거에 버금가는 반응을 보였다.

애완용을 넘어 '반려 동물'에 관한 관심이 점증하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이 책은 새로운 시각을 선사한다. 원제는 .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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