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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생명의 근원, 흙을 보존하자

입력
2009.07.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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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곡물가격 폭등과 식량위기에 관한 뉴스들은 식량파동에 대한 우려가 우리의 현실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불행하게도 이 문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걱정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다. 식량자급률이 27%에 그칠 정도로 절대부족하고 미래 식량 확보 또한 불투명하다고 이해하는 국민들이 극히 적은 이유는 관계당국의 잘못된 홍보 때문이라 생각된다.

우리의 주곡인 쌀이 남아돌아 북한을 지원한다느니 또는 쌀 소비촉진을 위한 제품을 개발해야 한다느니 하는 뉴스는 국민들로 하여금 먹을거리가 남아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아마 50대 이후 세대들은 과거에 지금 쌀밥의 3,4배 분량만큼 많이 먹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것이다.

줄어든 쌀밥 대신 다른 수입식품으로 충당하면서 단순하게 쌀이 남아돈다고 홍보하였으니 국민들은 착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대체에너지로써 미국이 옥수수 생산량의 20% 이상을 바이오 연료사업에 투입하고, 12억 인구대국 중국이 축산업을 확대하여 사료용 곡물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세계 곡물시장의 수급불균형을 야기시켰다. 곡물수요 증가에 따른 수급불균형은 식량수출국들로 하여금 식량자원보호정책을 도입하게 하였고 결국 2008년도 곡물가격폭등을 유발시켰다.

이는 현재 국제곡물비축량이 70년대 중반 이후 최하인 점을 감안할 때 단기적이라기보다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더구나 식량 확보의 불확실성을 더 크게 하는 요인은 최근 들어 빈도가 잦아지는 지구환경변화에 따른 기상이변이다.

농산물 생산량은 근본적으로 기상환경변화에 좌우되기 때문에 첨단우주과학기술을 도입해도 인간이 극복할 수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만에 하나 식량을 생산 수출하는 나라가 기상이변에 의해 피해를 당할 경우 7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는 어찌해야 하는가? 식량구입자금은 충분한데 물량이 없다면 우리의 선택은? 생각만 해도 끔직한 일이다.

과학이 발달되었지만 현재의 식량생산은 흙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흙을 어떻게 경영하느냐가 미래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핵심이라 생각된다. 남한 기준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경작지는 전체 국토의 20%이하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감소이유는 살아있는 흙이 죽은 땅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살아있는 흙을 더 이상 죽지 않도록 보전하는 것은 식량 확보의 첫걸음이다. 구체적으로 새만금 뿐 아니라 모든 간척지들은 죽은 흙이 되는 땅 개발면적을 최소화해야한다. 또 살아있는 농경지 흙을 죽은 땅으로 개발하는 것도 법으로 철저하게 규제하여 20% 한계면적은 무너지지 않도록 국민모두가 함께 지켜야 할 것이다.

현재 여건에서 인구증가에 따른 택지조성과 도로건설을 피할 수 없다면 국토의 65%를 차지하는 산림지와 20% 이하의 농경지 중 어느 곳을 개발해야 하는지 선택은 분명해 진다.

살아있는 흙은 현재 우리세대가 잠시 빌려 쓰고 있는 것이며 자손만대로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원이다. 죽은 땅을 후손들에게 물려준다면 그 책임은 누가 감당할 것인가? 생명의 근원 흙을 보전하여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일은 우리세대의 책임과 의무이다.

충북대학교 농업생명환경대학 교수 홍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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