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의 폭발적인 막판 스퍼트도 없었다. 초반부터 줄곧 선두를 질주했던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의 놀라운 지구력도 없었다.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20ㆍSK텔레콤)이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예선 탈락했다.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2연패의 꿈은 무산됐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자존심에도 상처를 입게 됐다.
박태환은 2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 포로이탈리코 콤플렉스 메인풀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서 3분46초04의 저조한 기록으로 3위에 그쳤다. 예선 전체 12위에 그쳐 8위까지 진출할 수 있는 결선 티켓을 놓쳤다.
박태환은 0.68초의 빠른 스타트 반응시간을 기록하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나 레이스 초반부터 중위권으로 쳐졌고, 200m를 지나면서부터는 옆 레인의 피터 반더카이(미국)에 2m정도의 차이를 허용했다.
막판 스퍼트 역시 기대에 못 미쳤다. 결국 결선 커트라인이 된 8위 기록 3분45초68에도 한참 못 미치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독일의 폴 비더만이 3분43초01의 기록으로 전체 1위, 장린(중국)과 오사마 멜룰리(튀니지) 등 강호들도 2위(3분43초58)와 3위(3분43초78)로 모두 결선에 진출했다.
박태환은 경기를 마친 뒤 "일단 최선을 다했지만 지켜보신 분들이 놀란 만큼 나도 놀랐다. 2005년부터 계속 훈련하고 대회를 치르는 일을 반복하면서 휴식이 모자랐다. 좋은 경쟁을 하지 못해 아쉽다. 다음 경기에 대비해 결선을 지켜보면서 잘 준비하겠다. 초반부터 나갈 생각이었는데 페이스가 조금 늦었다. 전반에 많이 떨어져 후반에 따라잡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자유형 200m와 1,500m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자유형 200m는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미국)가 버티고 있고 1,500m에서는 개인 기록(14분55초03) 경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사실상 이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노골드'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박태환은 27일 자유형 200m 예선에서 13조 4번 레인에서 역영에 나선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24ㆍ미국)는 마지막 조인 15조 4번 레인에 배정됐다.
허재원 기자 hooa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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