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가 서울과 고양, 성남의 극장에 나란히 올라간다. 여름방학을 맞아 어린이와 가족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꾸민 공연이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매년 여름방학 가족 오페라로 ‘마술피리’를 제작해 왔다. 올해는 여자경 지휘, 장영아 연출로 8월 1~16일 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테너 신윤수, 바리톤 최웅조 등 오디션으로 뽑은 가수들이 출연하고 관현악 연주는 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맡는다. 공연 30분 전 홍승찬 예술의전당 공연예술감독이 작품을 설명해 준다. 문의 (02)580-1300
고양아람누리는 올해 처음 여름 오페라로 ‘마술피리’를 제작해 8월 13~16일 아람극장에서 선보인다. 김덕기 지휘, 정갑균 연출에 소프라노 박지현 등 신인 성악가들을 뽑아서 세운다. 관현악은 프라임필이 연주한다. 연출가 정갑균은 “밝음, 명랑함, 아이들처럼 순수하고 깨끗한 웃음, 따스하고 포근한 사랑 이야기를 선사하겠다”고 말한다. 문의 1577-7766
성남아트센터의 앙상블씨어터에서는 ‘마술피리’를 그림자극으로 볼 수 있다. 그림자연극 전문 극단 영이 8월 14~16일 공연한다. 음악을 틀어놓고 그림자극을 펼친다. 길이도 1시간 반으로 줄였다. 문의 (02)959-2830
‘마술피리’가 어린이를 위한 오페라로 자주 만들어는 것은 동화 같은 세계와 아름다운 음악 덕분이다. 하지만 실은 많은 상징과 심오한 철학으로 짠 수수께기 같은 작품이다. 줄거리는 이렇다. 왕자가 공주를 구하러 간다. 공주는 밤의 여왕의 딸인데, 자라스트로에게 납치됐다고 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자라스트로는 사악한 밤의 여왕의 손아귀에서 공주를 빼낸 것이라고 한다. 왕자와 공주는 3가지의 시련을 거쳐 사랑을 완성하고, 밤의 여왕이 이끌던 어둠의 세계는 막이 내린다. 신기한 마술피리와 유쾌한 새잡이꾼이 이 여정에 함께한다.
이 작품에는 세 시녀, 세 소년, 세 개의 시련 등 숫자 3이 많이 나온다. 음악학자들은 이 숫자를 18세기 유럽에서 유행했던 지식인들의 비밀결사 ‘프리메이슨’의 의식으로 풀이하곤 한다. 프리메이슨은 자유, 평등, 박애의 이상향을 꿈꾼 집단이고, 모차르트도 그 회원이었다. 3은 완전함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쯤 되면 ‘마술피리’는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선악의 대결이나 인간성의 완성에 관한 철학극이 된다. 국립오페라단이 3월에 공연한 ‘마술피리’(연출 마이크 애쉬맨)는 전쟁과 폭력, 학살을 암시하는 장면을 넣기도 했다.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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