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명인전 본선 리그가 초반부터 파란의 연속이다. 21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37기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 A조 리그 제2국에서 최근 다승 승률 연승 부문에서 모두 1위를 달리며 ‘통 질 줄 몰랐던’ 김지석이 2년 선배 홍성지에게 따끔한 일침을 맞았다.
홍성지가 지난해 물가정보배서 이세돌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강자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올해 성적이 15승10패로 승률 60% 밖에 안 되는데다 랭킹도 19위로 김지석(7위)보다 한참 뒤져 대부분 김지석의 승리를 예상했는데 뜻밖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개막전에서 지난 기 준우승자이자 약관의 세계 챔프인 랭킹 3위 강동윤이 랭킹 32위 김승재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한 데 이어 3경기 만에 벌써 두 번째 이변이다.
“3연패를 끊은 게 제일 기쁘죠.” 홍성지의 승리 소감이다. 그동안 김지석과 홍성지의 상대 전적은 3승4패로 엇비슷했지만 홍성지가 최근 연속 3연패를 당했다. 그래서 김지석이 약간 상대를 쉽게 생각했는지 초반부터 마치 하수 다루듯 계속 무리한 싸움을 벌이다 홍성지의 정확한 반격에 막혀 결국 자멸하고 말았다. 김지석은 얼마 전 한국바둑리그에서도 여자 기사 김미리를 상대로 ‘별 생각 없이’ 바둑을 두다 패색이 짙었는데 다행히 상대 실수에 힘입어 가까스로 역전승했다.
최규병 영남일보 감독은 “지석이가 앞으로 한 단계 더 높이 오르려면 평소에는 자신의 스타일대로 난전을 벌이다가도 어느 순간 딱 멈춰서 승리를 확실히 움켜쥐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B조 리그 제1국 윤성현과 한상훈의 대국에서는 한상훈이 승리했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036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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