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이 이날 기록한 3분46초04는 정확히 3년 전이었던 2006년 8월 범태평양대회 때의 3분45초72에도 못 미치는 충격적인 수치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 기록했던 아시아신기록 3분41초86에는 무려 4초18이 뒤진다.
3분40여초가 걸리는 자유형 400m 레이스에서 4초18의 차이라면 거리로는 9m가량이 된다. 결국 베이징올림픽 결선 때의 레이스와 비교를 하면 무려 9m가 뒤쳐졌다는 충격적인 계산이 나온다. 본인은 페이스 조절 실패를 이유로 들었지만 '9m'의 차이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박태환의 충격적인 예선탈락은 지난해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뒤 극심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언론의 관심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던 2년 전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때와 달리, 이번 대회에서 박태환은 자유형 400m 최강자의 자격으로 세계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라이벌 장린(중국)이 "방 안에 박태환의 사진을 걸어놓고 마인드컨트롤을 했다"고 말할 정도였다. 지난 16일 출국 전 기자회견에서 이전까지 보기 힘들었던 경직된 모습이었던 박태환의 부담감은 결국 충격적인 예선탈락으로 이어졌다.
2004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또 다시 야외 수영장에서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시면서 '야외수영장 징크스'도 이어가게 됐다. 올림픽 이후 공식대회 출전이 전무할 정도로 실전 감각도 떨어져 있었다.
태릉선수촌과 강남 역삼동의 전담팀 사무실을 수개월 동안 매일 직접 운전해서 오갈 정도로 비효율적이었던 '전담팀 시스템' 역시 도마에 오르게 됐다.
허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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