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간 한국인의 평균 비만지수가 '정상'에서 '과체중'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평균 체중이 남자는 2.6㎏, 여자는 1.6㎏ 불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충남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조영채 교수팀과 건강보험공단 연구팀은 1997년부터 2007년 사이 총 6회(2년에 1회)에 걸쳐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406만명 가운데 성별ㆍ연령별ㆍ지역별 대표성을 가진 5,420명(남 4,556명ㆍ여 864명)을 상대로 10년간 비만수준 변화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분석 결과를 담은 논문은 대한비만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남성의 평균 체중이 97년 66㎏에서 2007년 68.6㎏으로 2.6㎏ 증가했으며, 여성도 97년 54.9㎏에 그쳤던 평균 체중이 10년만에 56.5㎏으로 1.6㎏가 늘었다.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눠 비만도를 가늠하는 체질량지수(BMI)도 남성이 97년 22.9에서 2007년에는 23.9로 1포인트 증가했다.
BMI 수치가 18.5 미만이면 저체중, 18.5~22.9 구간이면 정상(표준), 23~24.9 구간은 과체중, 25~29.9은 비만, 30 이상이면 고도비만으로 분류되는 만큼 한국 남성의 비만도가 10년 동안 표준에서 과체중으로 옮겨간 것이다.
여성의 경우도 1997년 BMI가 22.3이었지만 2007년에는 23으로 0.7포인트 늘어나 과체중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10년간 연도별 비만수준(남성 기준)은 저체중과 정상체중 비율이 97년에는 전체의 각각 2.9%와 49.2%에 달했으나, 2001년에는 각각 2.8%과 40.5%로 감소한데 이어 2007년에는 2.1%, 35.0%로 줄었다.
반면 과체중과 비만 집단의 비율은 97년 각각 26.3%와 21.6%에서 2007년에는 29.5%와 33.4%로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여성 역시 97년과 2007년 사이 저체중군과 정상체중군은 각각 3.0%포인트, 7.3%포인트 감소한 반면 과체중군과 비만군은 각각 3.9%포인트, 6.4%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목할 점은 10년새 저체중이나 정상체중은 줄어든 반면 과체중이나 비만군으로 옮겨간 사람들은 더욱 늘었다는 점이다. 특히 비만군은 10년 후에도 그대로 비만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남성은 97년 저체중군에서 10년만에 정상체중군으로 변한 사람이 59.8%, 정상체중에서 과체중이 된 사람이 29.5%, 과체중군에서 비만군이 된 사람이 41.7%에 달했다.
논문의 제1저자로 참여한 건강보험공단 배남규 과장은 "비만의 예방 및 치료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병률 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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