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내 인종차별 논쟁에 불을 붙인 당사자인 하버드대의 흑인교수 헨리 루이스 게이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제임스 크롤리 경사 등 세 명이 백악관에서 회동하며 화해의 시간을 갖는다.
로이터 통신 등은 “크롤리 경사의 제안에 따라 오바마 대통령이 게이츠 교수에게 맥주 회동을 제안했고, 게이츠 교수가 이를 받아들였다”라고 보도했다.
사건은 16일 고장 난 자택 문을 열고 있던 게이츠 교수를 매사추세츠주 경찰 소속인 백인 경찰 크롤리 경사가 체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22일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의 인종차별적 수사 행태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미국 내 흑백갈등이 증폭 일로에 있었다.
자신이 편집하는 인터넷 뉴스레터(TheRoot.com)를 통해 25일 “오바마 대통령과 제임스 크롤리 경사와 백악관에서 만나 맥주를 한잔 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힌 게이츠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내 경험을 교훈으로 활용하기를 바라는 점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자신의 경험이 앞으로 인종 편견에 의한 경찰의 차별적 단속을 줄여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세 명이 만나는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회동을 통해 그간의 말실수 논란을 잠재우려는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자신의 인종적 정체성에 대한 언급을 최대한 자제하며, 국민 통합을 추구해 왔다. 하지만 22일 기자회견 도중 게이츠 교수 사건에 대한 질문을 받자 “이는 (경찰의)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언급, 전국의 경찰 단체로부터 큰 반발을 샀다.
또한 “내가 내 집 문을 열고 들어갔더라도 경찰은 나에게 총을 쏠 것”이라는 등의 비아냥거리는 발언도 해 대통령으로서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도 거셌다. 결국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날 “경찰이 어리석게 행동했다는 발언은 잘못됐다”며 부적절한 용어선택에 대해 사과했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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