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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손녀딸의 부엌에서 글쓰기' 차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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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초대석-Book cafe] '손녀딸의 부엌에서 글쓰기' 차유진

입력
2009.07.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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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작품 속 요리 이야기… 레시피도 담았죠"

“요리는 위로예요. 먹는 사람과 만들어주는 사람이 소통하는 치유와 위로의 한 방식이죠.”

푸드 칼럼니스트 차유진(34ㆍ사진)씨가 동서고금의 다양한 책 속에 등장하는 음식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집 <손녀딸의 부엌에서 글쓰기> (모요사 발행)를 펴냈다. 섬유미술을 전공한 후 재즈 잡지 기자로 일하다 영국으로 요리 유학을 다녀온 독특한 이력의 그는 2005년 홍대 앞에 쿠킹 스튜디오 ‘손녀딸의 테스트키친’을 열고 요리 강습, 카페 메뉴 컨설팅, 파티 케이터링, 푸드 칼럼 연재 등 다양한 일을 했다. ‘손녀딸’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열렬한 팬인 그가 하루키의 소설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에서 빌린 닉네임.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인 노 박사의 손녀딸은 샌드위치를 기가 막히게 잘 만드는 인물이다.

“다른 푸드 에세이들과 달리 제 책엔 저 자신의 이야기가 많아요. 과장되고 전문적인 미각의 표현보다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얘기들을 하고 싶었죠. 책을 흔히 영혼의 음식이라고 하잖아요. 요리 자체보다는 요리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는데, 책이 딱 맞는 소재였어요.”

요리전문가에게 흔히 갖기 쉬운 편견을 나무라듯 독서의 범위가 방대하다. 이광수의 <흙> 에서 요즘 청담동의 브런치 식당에서나 볼 법한 영국식 브렉퍼스트를 태연하게 즐기는 1930년대 경성 부유층의 모습을 집어내고, 미시마 유키오의 <사랑의 갈증> 에서는 감자조림을 권태의 상징으로 풀어낸다.

레마르크의 고전 <개선문> 을 읽으며 누구나 궁금해했을 법한 술 칼바도스가 사과로 만든 프랑스의 서민 브랜디임을 설명하며 술과 외로움의 관계를 음미하는가 하면, 윌리엄 스타이론의 <어둠 속에 누워> 와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 의 웨딩케이크를 얘기하면서는 “사랑은 필수 영양소와 같아서 하나라도 빠지면 결핍이 온다. 인간은 아빠, 엄마, 연인, 누구랄 것 없이 조금씩 골고루 사랑을 받아야 제대로 성장하는 나약한 존재”라고 읊조린다.

“이 세상 그 무엇보다도, 밥은 공평하고 선한 것”이라고 말하는 차씨는 “언젠가 동네 한 구석에 레스토랑을 열고, 손님이 말없이 한숨만 쉬어도 알아서 필요한 요리를 만들어주는 치료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각 에세이 말미에는 글 속에 등장하거나 글과 연관이 있는 요리를 쉽게 풀어낸 레시피가 첨부돼 있다.

박선영 기자

사진 최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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