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조카가 태권도를 배우고자 한국을 방문했다.
태권도와 사랑에 빠진 폴 케네디(60ㆍ사진)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5촌 조카. 태권도 3단인 폴은 21일부터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에서 열리는 외국인 지도자 교육에 참가하고 있다.
찜통 더위가 장맛비로 한풀 꺾인 23일 서울 강남 국기원. 폴은 88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장명삼(46) 사범으로부터 겨루기와 발차기를 배우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폴은 "태권도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 한국을 찾았다"며 "오늘 배운 태권도의 진수를 미국에 돌아가서 널리 보급하겠다"고 말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스프링 스트리트 캐피탈 등에서 중역으로 활동하는 금융전문가인 폴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9년 태권도를 처음 접했다고 말했다.
미 육군 소위로 베트남전에 참전한 폴은 한국군으로부터 태권도의 기초를 배운 뒤 93년 아들과 함께 보스턴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던 조형구 사범을 찾아 본격적으로 수련했다.
폴은 특히 초등학생 시절 대통령이었던 삼촌 케네디와 함께 골프장에 나가곤 했다며 "케네디 삼촌은 날 캐디로 데리고 다녔다. 삼촌은 승부욕이 무척 강했고, 날 굉장히 귀여워 하셨다"고 반세기 전을 회상했다.
태권도는 오늘날 189개국에서 약 7,000만명이 수련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무예. 이번 외국인 지도자 교육엔 32개국에서 110명이 참가했다. 폴은 "교육에 참가하면서 이렇게 많은 국가에서 태권도를 수련한다는 사실에 놀랐고, 국기원 사범님들의 실력이 예상보다 훨씬 뛰어나 깜짝 놀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상준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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