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울시당위원장에 3선의 권영세(영등포을) 의원이 선출됐다. 23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에서 권 의원은 1,062표를 얻어 805표를 얻은 전여옥(영등포갑) 의원을 압도적으로 누르고 당선됐다.
두 의원 모두 특정 계파의 지지를 받아 이번 경선은 과열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소장 중립파와 온건 친이계, 친박계 등은 권 의원쪽으로 쏠렸고, 친이재오계와 정몽준 최고위원측은 전 의원을 밀었다. 결국 친이계 대의원들의 표가 두 갈래로 나뉨으로써 친박계와 중립파 등의 지지를 더 많이 받은 권 의원이 승리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원희룡 김성식 권영진 의원 등 쇄신파들이 권 의원을 적극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는 이날 정견발표에서도 설전을 벌였다. 권 의원이 전 의원의 출마를 '분열'로 규정해 공세를 펴자 전 의원은 "권 의원이 네거티브전략을 펴고 있다"며 맞받아쳤다. 권 의원은 "지금처럼 분열하다가는 내년 6월 지방선거 때 시장, 구청장, 시의원 등을 다 내줄 수 있다"고 비난했다. 자신을 시당위원장으로 합의추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면 대결로 치닫게 된 상황을 염두에 둔 비판이었다. 이에 전 의원은 "서울시당위원장을 대충 합의해서 뽑아야 하느냐, 당원 동지들 손으로 직접 뽑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임기 1년의 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된 권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때 서울지역 공천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한편 선거운동을 지휘하는 사령탑 역할을 맡게 된다. 검사 출신인 권 의원은 2002년 8월 재보선을 통해 정계에 입문한 뒤 전략기획위원장, 최고위원, 사무총장 등을 역임했다.
김광덕 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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