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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투표 '진실공방'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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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투표 '진실공방' 일파만파

입력
2009.07.23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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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미디어법을 강행처리하는 과정에서 대리투표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또한 대리투표와는 별개로 여당 의원이 야당 의원 자리로 가 찬성버튼을 눌렀다가 취소해 재석 의원으로 집계되는가 하면, 일부 야당 의원들이 여당 의원 자리에서 반대버튼을 누르자 여당 동료의원이 이를 바로잡는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대리투표 의혹에다 임의적인 투표 행위까지 겹쳐 미디어법 처리의 효력을 둘러싼 법적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23일 대리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22일 당시 본회의 상황을 담은 폐쇄회로(CCTV)화면, 방송사 영상, 신문사 사진 등에 대한 채증작업에 나섰고 한나라당은 "결단코 그런 일은 없었다"고 일축, 진실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이날 "국회의장석 주변의 한나라당 의원들 일부는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표결한 것으로 돼 있다"며 "다른 의원이 가서 표결한 것을 동영상으로 다 봤다. 네 명 정도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미경 사무총장도 "한나라당 이정현, 나경원 의원도 신문법 처리 때 본회의장에 없었는데 재석으로 나온 것으로 안다"고 지적했다.

반면 한나라당 장광근 사무총장은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민주당이 표결처리를 무산시키기 위해 한나라당 좌석에 앉아 버튼을 누르는 걸 봤다"고 반박했다. 공성진 최고위원은 "의장석에 있던 사람들도 돌아가면서 투표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정현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대리투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투표 장면을 바로 옆자리 민노당 권영길 의원이 봤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여야가 본회의장 곳곳에서 실랑이를 벌이는 와중에, 양측 모두 남의 자리에서 투표버튼을 누른 사례는 일부 확인됐다. 한나라당은 박상은 의원이 신문법 투표 때 민주당의 투표방해 행위에 반발, 민주당 강봉균 의원 자리에서 찬성 버튼을 눌렀다가 항의를 받고 취소 버튼을 누른 사실을 시인했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도 본회의장에 없던 자신이 신문법 표결 당시 재석으로 표시된 것과 관련, "야당의원이 내 자리에서 버튼을 눌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려대 법대 장영수 교수는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투표를 한 것은 대리투표라기보다 권한이 없는 부정투표에 더 가깝다"며 "사실로 확인되면 표결 자체가 무효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등 야당 의원 92명은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재투표 결정은 부당하고 대리투표도 횡행했다"며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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