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치는 끝났다. 전 직원이 신사업 디자이너가 되자."
SK텔레콤이 생존을 위한 대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 이동통신 사업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뻔히 보이기 때문. 이를 돌파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에 전 직원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23일 상반기를 마무리하고 평가하기 위해 직원들의 의견을 나누는 '구성원과의 소통 한마당' 시간을 갖고, SK텔레콤의 사활이 걸린 중장기 전략을 밝혔다.
정 사장이 제시한 것은 모든 직원들이 신사업 발굴자로 나서는 '신사업 육성 시스템'을 가동하겠다는 것.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다음달에 비즈니스 인큐베이션 센터(BIC)를 설립하고 직원들의 신사업 아이디어를 모아서 사업 추진을 검토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정 사장이 신사업 발굴부터 육성까지 모든 것을 챙기기로 했다.
이를 정 사장은 아이를 키우는 일에 비유했다. 그는 "아이를 낳았으면 잘 키울 책임이 있다"며 "신사업 아이디어를 내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육성에 함께 참여해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다음달부터 가동예정인 신사업 육성 시스템은 SK텔레콤 직원들이 1매 분량의 아이디어 제안서를 제출하면 BIC에서 검토한 후 정 사장과 서진우 GMS 부문 소사장 등이 평가해 사업으로 추진하는 절차를 밟는다. 최종 사업 결정은 정 사장이 주관하는 성장전력회의가 맡는다. 사업이 결정되면 이를 제안한 직원에게 직급에 상관없이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기는 등 파격적인 인사상 대우를 해줄 방침이다.
SK텔레콤이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은 기존 이동통신 사업의 성장 한계성이 갖고 있는 절박함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동통신 보급률이 국민 대비 96%에 이른다"며 "이 상황에서 가입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은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기존 사업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뜻이다. 결국 SK텔레콤의 신사업 발굴은 장기적 생존을 위한 돌파구 모색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SK텔레콤은 기존 통신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이종 사업까지 포함한 신사업 발굴에 주력할 방침이다. 정 사장은 "통신 서비스는 각 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인프라 역할을 해야 한다"며 "각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여야 하는 만큼 모든 직원들이 신사업 개발의 참여자로 나서라"고 주문했다. 특히 정 사장이 직접 나서서 신사업을 챙겨 회사 내에 신사업 발굴 문화를 만들겠다는 것이 그의 의지다.
SK텔레콤의 신사업 육성 시스템의 가시적 결과는 3분기 이후에 나타날 전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3분기가 지나고 나면 진전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회사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사장은 "직원 모두가 혁신적인 신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성공 사례를 확산하는 문화를 고유의 성장문화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역설했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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