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5분간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팬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 꽃이 폈다.
22일 인천공항에는 오후 5시부터 축구팬들이 하나 둘씩 몰려들었다. 이날 오후 7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인기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입국이 예정돼 있는 까닭에 입국장 장내는 이내 팬들로 인해 점령됐다.
맨유의 상징인 빨간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삼삼오오 몰려들었고, 100여명의 취재진들은 열띤 취재열기를 보였다. '아시아의 별' 박지성의 입단으로 '국민구단'이 된 맨유의 철통경호를 위해 2개 중대 전경 150명과 경호원 30여명 등이 투입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등 긴장감이 맴돌았다.
선수들이 몸을 실은 맨유 전세기의 연착으로 입국 시간이 다소 늦어졌지만 팬들은 '그들의 영웅'을 묵묵히 기다렸다. 한 손에는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폰, 다른 한 손에는 사인을 받기 위해 노트를 든 팬들이 까치발을 한 지 3시간이 흘렀다.
오후 7시55분께 갑자기 함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멀티맨' 존 오셔를 시작으로 '붉은 전사'들이 차례로 나오자 곳곳에서 쉴새 없이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하지만 이들의 외침과 몸부림은 '닿을 수 없는 아우성'에 그쳤다.
경찰이 만든 '인간통로' 탓에 300여명의 팬들은 가까이에서 맨유 선수들의 모습을 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맨유 선수들은 가볍게 손을 들어 팬들의 환호에 답례를 보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비롯한 90여명의 선수와 관계자는 공항 입구에 준비된 버스를 타고 5분 만에 그렇게 팬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첫 방한이었던 2년 전과 달리 맨유의 '한국공습 시리즈 2탄'은 가지각색의 '스킨십'에 초점이 맞춰진다. 맨유는 이날부터 3박4일간 숨가쁜 한국 일정에 돌입했다. 이날 짧은 만남의 아쉬움을 달래줄 이벤트와 행사들이 빽빽이 준비돼 있다. 23일 오전 10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공개훈련을 시작으로 맨유는 공식 일정을 소화한다.
이날 훈련은 박지성의 경쟁자로 떠오른 조란 토시치를 비롯한 이적생 마이클 오언 등의 플레이를 미리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오후 1시30분 신라호텔에서의 공식 기자회견이 끝나면 오후 3시부터는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청소년 자선축구행사 및 바자회에서 맨유 선수들을 만날 수 있다.
같은 시간 서울 청구초등학교 운동장에서는 '맨유 사커스쿨'이 열려 '축구꿈나무'들은 세계적인 선수들과 함께 뛰며 더불어 '원포인트 레슨'을 직접 받을 수 있는 행운을 누리게 됐다.
한강에서도 퍼거슨 감독과 박지성, 골키퍼 에드윈 반데르 사르 등을 만날 수 있다. 맨유는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반포지구에서 개최될 맨유 레스토랑 '반포마리나' 런칭 행사에 참석한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맨유 수석 요리사의 요리 시범을 비롯해 EPL 우승트로피도 볼 수 있다. 24일 오후 8시 K리그 1위팀인 FC서울과 자존심 대결을 펼치는 맨유는 25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함으로써 모든 방한 일정을 마무리한다.
인천공항=김두용 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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