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휴대폰 산업이 갈라파고스 신드롬에 빠져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0일 보도했다.
갈라파고스 신드롬이란 대륙과 동떨어져 독자적으로 진화한 갈라파고스섬 동물들에 빗대어, 기술은 최고지만 세계시장과 거리가 먼 일본 전자산업 상황을 설명하는 신조어다. 일본 휴대폰 인터넷망 i-mode 개발자 나쓰노 다케시(夏野剛) 게이오대 교수가 맨 처음 사용했다.
일본 휴대전화 기술은 1999년 이메일, 2000년 카메라폰, 2001년 3세대 네트워크, 2002년 음악파일 내려받기, 2004년 전자결제, 2005년 디지털TV 등 항상 시대를 앞서갔다. 그러나 현재 3세대 휴대폰 사용자가 1억명으로 미국의 2배가 될 만큼 충분한 내수시장에 만족해 온 것이 국제시장에서 고립을 자초했다. 국내기업간 치열한 경쟁 속에 국제 표준 형성을 기다리지 않고 다른 나라보다 몇 년 씩 앞서 서비스를 상용화한 것이 화를 부른 것이다.
경제위기로 휴대폰 시장이 급속히 위축된 올해의 경우 고작 3,000만개의 휴대폰 단말기 시장으로 놓고 파나소닉, 샤프, NEC 등 초일류 기업 8개가 각축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휴대폰 소프트웨어 개발보다는 단말기 기능 강화에 주력하면서 단말기가 점점 커지는 것도 세계시장 진입에 장애요인이다. 세계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폰' 등장이후 '저가 소형휴대폰과 첨단기능 소프트웨어 결합'이 대세이기 때문이다.
일본 컨설팅 업체인 가트너 재팬 다자키 겐시(田崎堅志) 부회장은 "현재 일본 휴대폰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느냐, 사업을 접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고 절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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