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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강제해산 대치/ 도장2공장, 바리케이드·망루 갖춘 난공불락 '요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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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강제해산 대치/ 도장2공장, 바리케이드·망루 갖춘 난공불락 '요새'

입력
2009.07.22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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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들른 쌍용차 제2도장공장은 바리케이드와 망루, 철저한 보안검색 시스템 등을 갖춘 난공불락의 요새와 다름없었다. 도장공장 건물은 정문에서 약 200m 떨어져 있고, 건물모서리에서 반대쪽 도장공장 입구까지 길이 200m, 폭 10m 가량의 길에는 수십 개의 타이어를 쌓아 만든 바리케이드가 곳곳에 만들어져 있다.

길 끝에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지게차 수십 대가 최후의 바리케이드를 형성하고 있고 이곳을 지나면 비로소 제2도장공장 입구가 나타난다. 입구에서 신분확인을 거친 뒤 안에 들어서자 입구 옆 20여m 높이의 굴뚝 꼭대기에 2,3명의 노조원들이 공장 바깥 상황을 살피고 있다.

체어맨, 로디우스, 렉스턴, 카이런 등 4종의 쌍용차 도장 작업이 이뤄지는 제2도장공장은 지상 4층, 지하 1층 규모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이다. 1층 바닥 면적만 1만9,700㎡(연면적 5만960㎡)로, 평택공장 20개 건물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1층에는 시너 탱크, 페인트 탱크, 혼합 탱크가 있어 이곳에서 1차 도장 작업이 이뤄진다.

2층에서는 중간 도장 작업이, 3층에서는 마무리 도장 작업이 이뤄지며, 3층에 1,000㎡ 규모의 노조 사무실이 있다. 4층은 사무실로 쓰이고 있으며, 지하에는 변전실과 비상 발전실이 있다. 노조워들의 주투쟁 공간인 옥상에는 사거리 250m 안팎의 대형 새총과 사제포(볼트 너트 30여개를 동시에 발사하는 도구) 등이 설치돼 있다.

경찰과 사측은 제2도장공장에 시너(8,400ℓ)와 휘발유(2만ℓ), 경유(1,500ℓ), 기타 유류(6만5,000ℓ) 등 9만5,000ℓ의 인화물질이 1,2층에 집중 분포돼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2층은 10분 정도만 환풍기가 돌아가지 않아도 작업이 불가능할 만큼 가스가 차 불꽃이라도 튀면 바로 화약고로 변할 수 있다고 사측은 밝혔다. 역시 노조가 점거하고 있는 제1도장공장에도 합성수지 도료(6,000ℓ)와 경유(1,500ℓ) 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원들은 공권력 투입 시 경찰이 공장 내부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1층 출입문 7개 가운데 1개만 남겨놓고 모두 폐쇄한 뒤 철제 구조물로 장애물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외부 인사들이 공장 내부를 방문할 경우 공장 입구와 공장 내부 3층을 직접 연결하고 있는 화물 운반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도록 할 뿐 출입문과 1,2층 내부 상황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 경찰관은 "하지만 워낙 많은 양의 인화물질이 있어 한번 화재가 나면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다"면서 "무작정 들어가면 경찰이고 노조원이고 다 끝장나는데 누가 진입명령을 내릴 수 있겠냐"고 말했다. 하루라도 빨리 공장을 재가동해야 하는 사측과 퇴거명령을 집행해야 하는 법원 모두 경찰만 바라보고 있지만, 경찰이 제2도장공장에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강주형 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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