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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F 北 대표단 "美와 만남은 상황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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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F 北 대표단 "美와 만남은 상황봐서…"

입력
2009.07.2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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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차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개막을 이틀 앞둔 21일 태국 푸껫 외교가의 이목은 이날 도착한 북한 대표단에 쏠렸다. 일단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참석하지 않아 약간 김은 빠진 분위기다. 그러나 북미대화 재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북측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됐다.

박근광 전 주 나미비아 대사, 리동일 외무성 군축과장 등 북한 대표단 5명은 이날 오후 방콕을 거쳐 푸껫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이들은 대기하던 취재진을 피해 공항 활주로에서 차량으로 옮겨 탄 뒤 바로 숙소로 이동했다.

북한은 2000년 ARF에 첫 참석한 이후 외상이나 외무성 부상을 꼭 보낼 정도로 ARF를 중시해 왔다. 그런데 이번 ARF에 본부 대사급을 보낸 것이나 언론 접촉을 꺼리는 것은 모두 당분간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물론 북한이 영원히 대화의 문을 닫겠다는 것은 아니다. 북 대표단 대변인인 리 과장은 기내에서 외신기자가 "미국과 만날 거냐"고 묻자 "상황을 보겠다"고 답했다. 미국 여기자 석방을 위한 북미 간접 접촉이 시작됐다는 얘기도 파다하다. 북한 서열 2위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5일 "주권과 평등에 대한 존중 원칙이 부정되는 곳에서 대화가 있을 수 없다. 6자회담은 영원히 끝났다"고 한 것도 북한 화법대로라면 '우리를 존중해 주면 대화에 나갈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화답하듯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8일 '북한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포괄적 패키지'를 처음으로 공식 언급했다. 미국이 북미관계 정상화를 포함한 북한 비핵화 대가를 거론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뜻이다. 당분간 북미 양측의 물밑 기싸움이 이어진 뒤 북한의 체제 공고화 작업인 '150일 전투'가 끝나는 9월 중순이면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는 "6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가 먼저 포괄적 패키지 아이디어를 언급했다"(청와대 관계자)며 벌써 논공행상이 시작됐다. 이 아이디어의 성공 여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낼 방책을 어떻게 마련하느냐 하는 문제고 지난한 줄다리기 상황이 기다리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과실 챙기기에만 몰두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22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의 양자회담을 비롯해 중국 일본 러시아 호주와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또 아세안+3,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한ㆍ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등 다자무대를 통해 금융, 보건, 재난관리 등의 현안에 대한 협력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푸껫(태국)=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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