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을 동반한 변종장마가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
융단폭격을 연상시키기라도 하듯, 게릴라성 집중호우를 보름 이상 뿌려대는 바람에 집안까지 습한 기운으로 채워지고 있다. 특히 컴퓨터(PC)와 주변기기, 에어컨 등 습기에 약한 고가의 디지털 가전 제품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 불청객인 장마에 대비한 효율적인 디지털 가전 제품 관리법을 전문가들과 함께 알아봤다.
우선 PC가 물에 잠겼을 때는 가장 먼저 전원 케이블을 빼야 한다. 젖은 PC를 켤 경우, 내부 합선으로 부품 손상 등에 따라 화재를 불러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PC를 분해한 다음, 깨끗한 물로 세척하고 그늘에 말리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애프터서비스(AS)를 받아야 한다. PC를 빨리 말리겠다는 생각에 헤어드라이기 등을 사용하면 안 된다. 정전기 등의 문제로 PC가 망가질 수 있다. 노트북이나 휴대폰이 물에 잠겼을 때도 먼저 배터리를 제거해야만 피해가 적다.
PC는 또 열이 많이 나는 만큼, 통풍이 중요하다. 특히 PC를 집 안에 놓을 때, 본체 뒷 부분에 있는 냉각용 팬(바람개비)이 가려지지 않도록 벽과 약 10㎝ 가량 떼어 놓는 것이 좋다.
또한 먼지가 쌓이는 것을 막는다고, 모니터나 PC 위에 수건 등을 씌워두는 행위도 금물이다. 통풍을 막아 PC 고장의 주된 원인이 된다. 제품 특성상, 열이 많이 나는 레이저프린터를 PC 본체와 나란히 놓는 일도 피하는 게 요령이다.
무더운 여름에 노트북을 자동차 안에 두는 것은 제품 고장을 자초하는 일이 될 수 있다. 직사광선을 받는 자동차는 내부온도가 80도 이상 올라가기 때문에 노트북내의 주요 부품을 손상시킬 수 있다.
여름철에 많이 이용하는 에어컨도 올바르게 사용하면 쾌적한 실내 공간 유지와 전기료를 아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기 때문에 에어컨 리모컨 운전선택 메뉴 가운데 '제습'과 '공기청정' 기능을 동시에 작동시키면 위생적인 실내 환경 유지가 가능하며 빨래도 보다 빠르게 말릴 수 있다. 실내온도와 실외온도의 차이는 5℃가 좋으며 여름철 적정 실내 권장 온도는 26~28℃이다. 에어컨 사용시 커튼이나 블라인드 창으로 직사광선을 막아줄 경우, 15% 가량의 냉방 효율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필터에 먼지가 끼면 냉방능력이 저하되고 전기 요금이 더 나올 수 있어, 1~2주에 한번 꼴로 청소해 주는 게 좋다.
아울러 여름 장마철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번개치는 날이나 휴가 및 출장 등으로 장시간 외출할 때는 에어컨과 PC 등의 전원 코드를 뽑아 놓는 게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디지털 제품이 전기가 켜진 상태에서 제품 안에 습기가 많거나 침수가 되면 제품 및 부품 손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전원을 차단하는 게 급선무"라며 "치명적인 고장을 일으키는 물기와 이물질도 빨리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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