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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 한국기업의 성공 DNA/ 불황이 준 선물…우리 기업들 단독 드리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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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 한국기업의 성공 DNA/ 불황이 준 선물…우리 기업들 단독 드리블

입력
2009.07.21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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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이 불황에도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세계적인 기업으로 우뚝 서고 잇다. 선진 기업들을 따라잡는 것(캐치업ㆍCatch Up)이 지상 목표였던 우리 기업들이 이젠 더 이상 추월할 대상이 없는 새로운 경지에 오르고 있는 것. 쪽에서 났지만 쪽빛보다 더 푸른 '청출어람(靑出於藍) 한국기업'들의 성공 신화와 뒷이야기, 과제 등을 10회에 걸쳐 연재한다.

#삼성전자가 3월 내 놓은 발광다이오드(LED) TV는 다른 평판 TV보다 30% 이상 비싸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출시 4개월만에 65만대 이상 판매되는 대박을 터뜨렸다. 자체 개발 고성능 반도체 칩을 내장, 화질을 크게 개선한 데다가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두께 3㎝미만의 TV를 가장 먼저 내 놓은 덕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세계 각국의 자동차 업체들로부터 부품을 공급해 달라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2007년 크라이슬러에 사실상 자동차의 척추에 해당하는 컴플리트 섀시 모듈을 납품한 데 이어 최근 안개등 100만개 납품 계약까지 체결한 것. 뿐만 아니라 BMW, 아우디, 폴크스바겐과도 납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달라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세계적인 기업들이 허덕이고 있는 와중에도 일부 우리 기업은 깜짝 놀랄 사상 최대 실적을 내 놓으며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 등 전통적인 세계 1등 분야 뿐 아니라 이젠 TV, 휴대폰, LCD, 철강, 자동차와 부품 등도 우리 기업들이 당당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자리잡기 시작했다.

선두에는 역시 삼성전자가 있다.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최대 2조6,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잠정치를 발표하며 전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 반도체 업계의 승자 독식 효과라는 분석이다. LG전자도 2분기 영업이익(1조원 안팎 예상)이 분기로선 사상 최대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포스코는 올해 일본의 간판 기업인 도요타와 소니에 철강재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일본 철강업체들을 스승삼아 성장해온 포스코가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일본 안방시장마저 뚫은 것은 이전에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이러한 눈부신 성과는 물론 임직원의 피와 땀이 밑바탕이 됐다. 도요타에 절연용 필름을 납품하는 데 성공한 SKC는 1,000개의 샘플 중 단 1개에서 발생한 사소한 불량으로 인해 문전박대를 당하는 수모를 겪으며 5년여간 도전했다.

물론 한국 대표기업들의 실적과 성과는 환율 및 중국 효과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만큼 낙관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적잖다. 그러나 김성표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 대표 기업들이 외환위기를 겪으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체질을 개선했고, 이후 리스크 관리에 치중하며 불황의 충격에 강한 경쟁력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종윤 한국외대 교수도 "한국 대표기업들에겐 더 이상 캐치업형 모델이 유효하지 않은 만큼 이젠 모방과 개선보단 지금까지 없던 창조적 기술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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