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무수행 중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은 부자(父子) 조종사 고 박명렬(공사26기) 소령과 박인철(공사 52기) 대위를 기리는 흉상이 공군사관학교 안에 세워졌다.
공군은 20일 오전 충북 청원군 공군사관학교 박물관 앞에서 순직 부자 조종사 흉상 제막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각각 높이 70㎝, 폭 1m인 흉상은 조각가 김지훈씨가 두 조종사의 모습과 전투기가 하나된 '기인동체(機人同體)'의 모습을 형상화해 만들었다.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등 민간단체 2곳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흉상을 제작, 공사에 기증했다.
이날 제막식에는 유족과 동기생, 사관생도 등 300여 명이 참석해 흉상에 담긴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박 소령의 부인이자 박 대위의 어머니 이준신(55)씨는 "남편과 아들이 곁에 없다는 게 마음이 아팠지만 흉상으로 만들어져 오래 살아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 너무 기쁘고 주변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박명렬 소령은 F-4 팬텀기 조종사로 1984년 3월 한미연합군사훈련인 팀스피리트훈련에서 저고도 사격훈련 중 순직했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전투기 조종사가 된 박 대위는 2007년 7월 20일 서해안 상공에서 KF-16 요격 훈련 중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박 대위의 시신은 유족의 요청에 따라 서울 국립 현충원 아버지 묘소 옆에 나란히 묻혔다.
이들 부자의 안타까운 사연은 여러 사람들에게 감동을 줬고 지난달 초에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소설 <리턴 투 베이스> (Return to Baseㆍ기지로의 귀환)가 출간되기도 했다. 리턴>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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