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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님 지켜봐 주세요… 고미영 올림" 네팔서 쓴 엽서 뒤늦게 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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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님 지켜봐 주세요… 고미영 올림" 네팔서 쓴 엽서 뒤늦게 배달

입력
2009.07.21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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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해발 8,126m)에서 숨진 여성 산악인 고미영(43)씨가 생전에 쓴 엽서 한 통이 그의 시신을 수습한 직후 국내에 배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17일 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 집무실로 한 통의 엽서가 배달됐다. 엽서를 담은 봉투에는 네팔 우표 두 장이 붙어 있고, 발신자란엔 '카트만두에서 고미영 올림'이라고 적혀 있었다. 고인이 지난달 9일 네팔에서 세계 5위봉인 마칼루(8,463m) 등정에 성공하며 10번째 8,000m 고봉에 오른 뒤 낭가파르바트 도전을 앞두고 휴식을 취하면서 지난달 말이나 이달 초 쓴 글로 추정된다.

고인이 쓴 엽서에서 비극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었다. "장관님 안녕하세요. 지난 3월 청사 로비에서 잠깐 뵈었는데 기억나시는지요. 많은 분의 성원에 힘입어 봄 시즌 등반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세계 최초 3개 메이저봉 연속등정은 저에게 큰 행운이었습니다. 이에 자만하지 않고 14좌(완등)를 끝내는 그날까지 건강한 모습으로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앞으로 계속 지켜봐 주시고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고인은 엽서 말미에 "파키스탄에서 여름 등반을 마치고 8월 귀국 예정입니다"라고 적었으나 결국 차디 찬 유해로 고국에 돌아왔다. 엽서 뒷장에는 고인이 히말라야의 야생화를 배경으로 활짝 웃는 모습과 히말라야의 한 8,000m 고봉으로 보이는 정상에 서서 기뻐하는 모습이 각각 선명한 색깔로 인쇄돼 있었다. 유 장관은 20일 "고인의 죽음이 확인된 지 하루 만에 사진에 담긴 고인의 따뜻한 마음씨와 겸손함을 접하고 더 애석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고인에게 체육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체육훈장 맹호장을 추서하고, 20일 고인의 유족에게 훈장을 전달했다.

이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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