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색창연한 초록 봉황을 품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실력은 기본이고 운도 따라줘야 가능하다. 지난해까지 치러진 38번의 대회에서 2연패에 성공한 팀이 딱 둘(대구상원고 73, 74년, 부산고 85, 86년)밖에 없었다. 매 경기 명승부와 파란의 연속이었다는 증거다.
역대로 보면 봉황과 가장 인연이 깊었던 학교는 천안북일고과 충암고. 천안북일고는 1980년 10회 대회에서 첫 우승을 시작으로 통산 4번이나 우승기를 휘날렸다. 충암고도 2007년 결승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덕수고를 2-1로 물리치고 통산 4번째 패권을 차지했다. 두 학교는 이번 39회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된다.
북일고와 충암고 다음으로는 영남지역 '전통의 명가' 부산고와 경북고가 세 차례씩 정상에 올랐다. 1985년 15회 대회 때 부산고 박동희(2007년 작고)는 평균자책점 0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며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경남고 군산상고 광주동성고 덕수고 배명고 신일고 서울고 대구상원고 8개교는 두 차례 우승 경험이 있다. 윤여국 광주동성고 감독은 9회 대회 때는 선수로 MVP에 올랐고, 34회 대회 때는 감독으로 우승컵을 품는 진기록을 갖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2차례 우승으로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부산ㆍ경남과 대구ㆍ경북이 6차례, 대전ㆍ충남이 5차례, 광주ㆍ전남이 4차례, 인천ㆍ경기와 전북이 2차례, 충북이 1차례 우승기를 가져갔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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