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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하지 말라" 미국 흑인들에 오바마의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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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명하지 말라" 미국 흑인들에 오바마의 일침

입력
2009.07.19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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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미국 흑인들에게 쓴 소리를 쏟아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뉴욕 맨해튼호텔에서 열린 미국 내 최대 흑인인권운동단체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100주년 기념 만찬에 참석, 축하 연설을 하면서 "변명하지 말라"는 말을 수 차례 반복하며 흑인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흑인이 차별과 무시를 받는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말라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누구도 당신의 인생을 강요하지 않는다"며 "여러분의 운명이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음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유명 흑인 농구선수와 랩 가수의 이름을 거론하며 "운동선수나 가수만을 동경할 것이 아니라 과학자, 엔지니어, 의사, 교사, 대법관, 대통령을 꿈꿔야 한다"며 흑인들의 나태한 의식을 꼬집었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의 정체성을 정면 비판한 것은 지난해 대선 후보 당시 "흑인들이 아버지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이후 두 번째이자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다.

감정적이고 직접적인 수사로 채워진 이날 연설은 강도가 상당히 셌으며 일부 내용은 백악관이 준비한 원고에 없던 즉흥적인 것이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도중 참석 흑인들이 고함을 지르자 고개를 흔들며 "나의 말에 동감한다는 것이냐"며 맞대응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흑인 부모들은 자녀를 잘 교육시키는지, 흑인 자녀들은 언제 잠자리에 드는지를 잘 생각해보라"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취지였다. 흑인을 포함한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도 언급했으나 "흑인이 읽기와 수학에서 뒤떨어진다"며 개인의 책임에 보다 무게를 뒀다. 벤자민 젤러스 NAACP 회장은 "우리 사회를 여전히 괴롭히는 인종적 불평등을 가장 솔직하게 거론한 연설"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 내에서 인종 문제를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며 이런 점에서 이날 연설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 행정부의 유색인종 정책을 흑인들에게 직접 밝히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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