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노조를 포함해 올 상반기(1~6월) 민주노총을 탈퇴한 단위 노조는 10여 곳에 달한다. 통상 한해 민주노총을 떠나는 사업장이 5,6곳에 불과한 사실에 견줘보면 가파른 탈퇴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올 초 NCC, 영진약품, 호텔그랜드힐튼 등 5개 사업장이 민주노총을 탈퇴한 데 이어, 4월에는 인천지하철,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공공부문 노조도 탈퇴 대열에 합류했다.
특히 조합원 수가 많은 공공부문 노조의 이탈 현상이 눈에 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는 한국노총으로의 상급단체 변경안을 놓고 찬반 투표를 벌여 참가자 83.9%의 찬성률로 탈퇴안을 가결시켰다. 인천지하철 노조도 3월 민주노총 탈퇴안이 한 차례 부결되자 한달 뒤 재투표를 통해 기어이 탈퇴를 이끌어냈다.
여기에 거대 단위 노조로 분류되는 서울도시철도공사(조합원 5,300명)와 서울메트로(9,000명) 노조도 사실상 민주노총을 탈퇴한 상태다. 이들을 포함해 전국 6개 지하철 노조는 9월께 민주노총과 별도로 '전국지하철노조연맹(가칭)'을 출범시키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어 민주노총의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이들은 또 다른 공무원ㆍ공기업 노조를 흡수해 새로운 연맹체를 결성하겠다고 운을 띄워 '제3의 노총'이 출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공공부문 외에 다른 산별 노조들도 정치 투쟁을 배제한 업종별 연맹 설립 및 지역별 지부 전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민주노총 탈퇴 도미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측은 "최근 2년간 건설, 플랜트, 공공운수, 금속, 보건의료 등의 노조에서 계속 조합원이 늘고 있고 조합원이 15만에 이르는 통합공무원노조도 민주노총 가입을 앞두고 있어 붕괴 가능성을 운운하는 건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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