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고등학교 교사들이 사설학원인 메가스터디에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문제지를 시험 실시 전에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8일 서울 강남과 성남시 분당지역 현직 고교 교사 A, B 씨로부터 시험지를 받았다는 메가스터디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 이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지역 고교 교사 A씨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학력평가 시험 전날 오후 6시께 메가스터디에 시험지를 넘겼으며, 분당 지역 교사 B씨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10여 차례에 걸쳐 시험 당일 오전 8시께 시험지를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메가스터디는 해당 학교를 찾아가 이들로부터 시험 문제지와 해답지 등을 건네 받은 뒤 문제풀이 동영상을 제작해왔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2005년부터 시험지를 제공하다 지난해 3월 송파구 모 학원에서 유사한 시험문제 유출 사건이 불거지면서 제공을 꺼려, 지난해부터 B씨가 제공하게 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들 교사가 사립학교 교사이지만 시험 관리는 공무에 해당하는 만큼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해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시험지 제공 대가로 메가스터디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를 수사하는 한편, 이들 외에 학교장, 교감 등도 시험지 유출에 개입했는지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또 메가스터디가 시험지를 사전에 제공받아 문제풀이 동영상을 제작하는 것 외에 학원 수강생들에게도 유출했는지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
송태희 기자 bigsmil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