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9일 한나라당이 야당과의 충분한 합의 노력 없이 미디어법을 당장 강행처리 하는데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혀 미디어법 대치정국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민주당 이강래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10시 회담을 하기로 해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미디어법 강행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 참석여부와 관련, "참석하게 된다면 반대표를 행사하기 위해서 참석할 것이다"고 말했다고 측근인 이정현 의원이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안 원내대표가 앞서 기자간담회에서 "20일 표결 처리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을 건의했다. 박 전 대표도 표결에는 참여한다는 전언을 받았다"고 말한 데 대해, "그런 말을 한적은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이 의원이 전했다.
그러나 파문이 커지자 친박 중진인 홍사덕 의원이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이 더 노력할 수 있는데도 내일(20일) 당장 직권상정 해 처리하는 데 반대한다는 것"이라며 "여야 합의를 위해 노력하다가 안 되면 국민들이 납득할 것이고 그런 상태에서 직권상정하는 것은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고 정정했다.
홍 의원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지도부가 직권상정 처리 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여야 합의 우선'을 강조함에 따라 여권 내부부터 의견을 조율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등 복잡 미묘한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
당장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요청을 수용할 지 불투명해졌다. 의장실 관계자는 "한나라당 내 의견조차 통일되지 않았다면 국회의장이 급하게 직권상정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한나라당 내 친이, 친박 간 이견으로 신속하게 직권상정 처리를 밀고 나갈 동력은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원내 핵심 당직자는 "박 전 대표가 여야 합의라는 원론을 강조한 것으로 미디어법 처리라는 큰 흐름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지만 당내 기류는 무척 혼돈스러워지고 있다.
한편 여야는 이날 본회의장 동시 점거 농성을 재개하며 원내대표 접촉도 했으나 합의에는 실패했다. 한나라당 안 원내대표는 당초 "19일 자정까지 협상하고 안되면 협상 종결을 선언할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으나, 이날 오후 "민주당 요청으로 20일 오전 10시에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미디어법 저지를 위한 단식에 들어가면서 이명박 대통령에 여야 영수회담을 제의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미디어법은 여야간 대화를 통해 처리해야 할 사안"이라며 거절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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