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영웅'과 '바둑 신동'이 첫 타이틀매치를 벌인다. 15일 바둑TV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5기 물가정보배 프로기전 준결승전에서 이창호와 김지석이 각각 박영훈과 안형준을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김지석의 본격기전 타이틀 도전은 입단 이후 처음이다. 어린 시절 조훈현이 내제자로 탐을 냈다는 일화로 유명한 김지석은 입단 전부터 바둑신동이라고 전국적으로 짜하게 소문이 났다. 그러나 2003년11월 입단한 후 주변의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항상 '차세대 유망주'라는 수식어만 붙어다닐 뿐 정작 타이틀은 한 번도 따지 못했다.
메이저기전은 물론 웬만한 유망주들이 모두 한 번씩 차지했던 신예기전의 우승컵도 만져보지 못했다. 2007년 한국바둑리그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고 작년에 이벤트기전인 마스터즈챔피언십에서 준우승을 한 게 그동안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이다.
이 때문에 최근 세계타이틀까지 차지한 동갑내기 라이벌 강동윤과 항상 비교가 됐다. 그러나 김지석은 올들어 34승4패(승률 89.5%)로 다승 승률 연승 3개 부문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고 이번 달 랭킹에서도 7위로 껑충 뛰어 올라 '톱 10'에 첫 진입하는 등 입단 후 최고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
이창호와 김지석은 2006년 한국바둑리그에서 두 번, 2007년 명인전 본선리그에서 한 번 마주쳤다. 결과는 세 번 모두 이창호가 이겼다. 네 번째 대결인 이번 물가정보배 결승전은 1년11개월 만의 재회다.
특히 물가정보배는 통산 135회 우승(국내기전 114회)에 빛나는 이창호가 그동안 유일하게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기전이다. 따라서 이창호가 우승하면 국내기전을 모두 한 번씩 우승하는 이른바 '사이클링 히트'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김지석이 태어난 해에 이창호는 첫 타이틀(KBS바둑왕전)을 획득했고 김지석이 바둑에 입문할 때엔 이창호가 세계를 주름잡아 가던 시절이었다. 김지석은 이창호의 영향으로 바둑을 접한 이른바 '이창호 키드'인 셈이다.
전 기전 제패에 도전하는 대승부사와 이제 첫 우승을 꿈꾸는 신예강호의 대결인 물가정보배 결승전 3번 승부 제1국은 29일 저녁 8시부터 바둑TV에서 생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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