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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노조 3만명, 민노총 탈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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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노조 3만명, 민노총 탈퇴

입력
2009.07.19 2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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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정보기술(IT) 부문 최대 노동조합인 KT 노조가 민주노총을 탈퇴했다. KT 노조는 조합원수가 3만명에 육박해 1995년 민주노총 출범 이후 최대 규모의 탈퇴로 기록될 전망이다.

올들어 단위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움직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거대 노조인 KT 노조가 민주노총과 결별을 선언함에 따라 다른 사업장에서도 ‘탈퇴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KT 노조는 1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440개 지부 2만8,000여명의 조합원들을 상대로 민주노총 탈퇴를 위한 총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율 95%에 찬성 95%로 탈퇴안이 가결됐다고 밝혔다.

전체 조합원 2만8,434명 가운데 2만7018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찬성 2만5,647명, 반대 1,221명으로 최종 집계됐다. 김구현 노조위원장은 “새로운 전략과 비전을 겸비한 노동운동을 바라는 전체 조합원들의 결단이 반영된 결과”라며 “앞으로 갈등과 대립의 노사관계를 뛰어 넘어 상생과 연대의 노동운동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KT 노조는 향후 별도의 상급단체를 두지 않고 독자노선을 걷는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발표문에서 “민주노총 탈퇴를 계기로 정치투쟁이 아닌 조합원의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향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KT 노조는 장기적으로 IT 종사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연합체나 연맹 설립도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 허진 노조 교육선전실장은 “일단 독자적인 노동운동을 해나갈 계획이지만 장차 전체 통신 노동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연대 구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노조의 탈퇴로 민주노총은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KT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단위 노조 중 세 번째로 규모가 크고, 산별 노조인 IT 연맹(노동부 추산 3만7,000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KT 조합원들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투표 과정의 불법성을 철저히 따져 묻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승철 민주노총 대변인은 “이번 탈퇴투표 과정에서 사측 및 민주노총을 흔들려는 일부 보수세력의 개입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KT 불매운동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적 대응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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