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3리그의 부천FC 1995는 독특한 '매치 오프닝 인사법'을 갖고 있다. 경기 전 선수들이 서포터스석을 찾아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이다. 18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FC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이하 유맨)와의 '월드풋볼 드림매치 2009'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부천FC는 '서포터스의 힘'으로 탄생했고 서포터스가 팀 운영까지 맡고 있다. 공식 서포터스인 '헤르메스'의 피나는 노력이 없었다면 부천FC 선수들은 자신의 '꿈'을 이어가지 못했을지 모른다. 이런 이유 때문에 부천FC는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담아 '헤르메스'에게 고개를 숙인다.
'꿈을 향한 붉은 함성'이 가득했던 이날 친선경기에서 부천FC 선수들은 승리를 위해 이를 꽉 깨물었다. 수 많은 관중의 환호와 언론매체의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자신들의 실력을 뽐낼 수 있는 기회를 준 '헤르메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였다.
친선경기가 확정된 뒤 한 달여 동안 '헤르메스'는 누구라 할 것 없이 '부천축구'의 영광 재현을 위해 뛰고 또 뛰었다. 부천 시민들에게 '자신의 팀'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날 운동장을 찾은 팬들은 오락가락하는 장맛비에도 불구하고 경기 전부터 열정적인 응원을 펼친 '헤르메스'에 감동 받아 "부천에도 우리 팀이 있었구나"라며 관심을 표현했다.
헤르메스와 부천FC의 바람을 담은 역사적인 경기가 이뤄진 이날 2만3,320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해 부천FC 창단 이후 최다관중이다.
관중의 뜨거운 성원에 힘입어 '헤르메스'는 2005년 11월 이후 44개월 만에 처음으로 부천종합운동장에서 '12번이 적힌 대형 유니폼'을 펼칠 수 있었다. 12번째 선수를 뜻하는 대형 유니폼은 축구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의 카드섹션과 태극기 응원의 모태라고 할 수 있다.
김도영 헤르메스 회장은 "오랜만에 헤르메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대형 유니폼 응원을 펼쳐 감회가 남달랐다"며 "오랫동안 방치한 탓인지 겨드랑이 부분이 찢어졌다. 앞으로 찾아올 팬들을 위해서라도 빨리 수선해야겠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박문기, 김민우, 장재완의 릴레이골로 부천FC는 궂은 날씨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부천의 팬들에게 3-0 승리를 받쳤다. 이날 '붉은악마의 진원지' 부천에서 울려 퍼진 함성은 '부천축구'의 영광 재현 가능성을 확인해줬다. 헤르메스와 부천팬들의 소망이 '드림매치'를 성사시켰듯이 'K리그 진입'을 꿈꾸는 부천FC의 소망도 꼭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부천=김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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