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영ㆍ유아 보육 교사로 변신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관악구 신사동에 있는 보육시설인 하나어린이집에서 영ㆍ유아를 돌보는 일일 교사 역할을 한 뒤 '일하는 엄마'들과 보육 문제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눴다.이는 지난달 말과 이달 초 이문동 골목상가와 마이스터고인 원주 정보공고 방문에 이은 이 대통령의 친서민 행보의 일환으로 맞벌이 부부의 애로 사항인 보육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정부가 나서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어린이집에서 도착하자마자 먼저 걸음마도 채 못하는 영아들을 직접 안아 콧물을 닦아주고 씻겼고 5, 6세 아동과는 기차놀이를 하며 시간을 함께 보냈다. 또 퇴근시간이 되면서 영ㆍ유아 부모들이 하나 둘 들어오자 아이들 손을 잡고 일일히 인도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어린이집 2층에서 저소득층 가정, 맞벌이 가정, 다문화 가정, 장애아 양육 가정 등의 부모와 교사, 아동 등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육아 문제를 주제로 타운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긍극적으로 보육을 정부가 해 주는 게 목표"라며 "맞벌이 부부를 위한 보육료 지원 산정방식을 개선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보육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맞벌이를 해도 수입이 크지 않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침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면서 "보육교사들의 처우 개선도 긍정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어린이집을 나선 뒤 예고 없이 신길동 인근 설렁탕집으로 가서 식사 중이던 택시기사 6명과 함께 저녁을 먹으며 즉석 미팅을 가졌다.
앞서 이날 오전 이 대통령은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41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가난한 집 막내아들로 태어난 내가 대통령이 된 것은 서민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고 돌보라는 소명이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 한다"고 친서민정책의 강화 의지를 거듭 내비쳤다.
이 대통령은 이어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전례 없이 동시에 일어나는 것을 보면 세계적인 금융기관이나 기업이 윤리를 망각한 채 탐욕스럽고 무책임하게 경영을 한 것에 그 원인이 있다고 생각 한다"며 "위기극복은 건전한 기업윤리를 회복하는 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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