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회 관문을 뚫고 16일 국세청에 입성한 백용호 신임 청장이 취임일성으로 "작지만 효율적인 국세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백 청장은 또 "학연 지연 줄대기 인사청탁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도 말했다. 국세청에 대대적인 인사개혁과 조직개편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백 청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지금 세계는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 작고 강한 조직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작지만 효율적인 국세청'을 새로운 화두로 제시했다.
그는 이어 '변화를 통한 신뢰회복'을 직원들에게 강하게 요구했다. 그는 "세정환경의 변화와 국민의 요구에 부응해 국세행정을 변화시키는 것이 신뢰회복에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변화를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말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임 청장들의 잇딴 불명예 퇴진과 5개월에 걸친 청장 공백사태 끝에 새 청장을 맡게 된 국세청은 향후 '백용호식 개혁'이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구나 백 청장은 그 동안 국세청과 한 치의 인연도 없었고, 특히 대통령 신임이 각별한 'MB노믹스의 설계자'여서 그의 향후 행보는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5개월간 청장대행을 맡았던 허병익 차장이 이미 사의를 표명했고, 일부 지방국세청장들도 공석 중이라 향후 국세청 고위직은 대대적인 인적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의 경우, 백 청장이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지방국세청 폐지나 외부감독위원회 설치에 부정적 입장을 이미 표명한 터라 인위적 '슬림화'조치는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편. 하지만 이날 '작지만 효율적인 국세청'을 강조함에 따라, 어떤 형태로든 조직의 수술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백 청장은 세무조사의 투명성과 납세자 권익 보호도 강조했다. 백 청장은 세무조사의 엄정성을 위해 "조사공무원의 재량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개선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고, 납세자 권익 보호와 납세서비스 강화와 관련해서는 "독립된 옴부즈맨인 납세자보호관을 본청에 신설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철 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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