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30ㆍ전북)의 달아오른 득점포가 무서운 기세로 불을 뿜고 있다.
이동국은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2009 하나은행 FA컵 8강전 원정경기에서 2-2로 맞선 연장 전반 8분과 12분 잇달아 골네트를 가르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1998년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 단연 최고의 골 페이스다. 지난 1일 FC 서울과의 FA컵 16강전(3-1)에서 두 골을 터트린 것을 시작으로 K리그와 FA컵을 포함, 4경기 연속골 행진을 벌이며 무려 8골을 몰아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12골로 K리그 정규리그 득점 선두를 질주하고 있지만 허정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부터 '대표팀 복귀 논란은 시기 상조'라는 평가가 나온 후 이동국의 득점포가 쉼없이 작렬하고 있다는 점이다.
허 감독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 현지 답사를 다녀온 후 가진 인터뷰에서 이동국의 대표팀 복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고, 지난 1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직접 찾은 자리에서도 이동국의 대표팀 발탁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견해를 나타낸 바 있다.
당시 허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동점 헤딩골을 작렬하며 무력 시위를 벌였던 이동국은 제주전에서 천금 같은 결승골과 쐐기골을 뽑아내며 '대표팀 복귀론'의 당위성을 몸으로 보여줬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최근 4경기에서 터트린 8골이 모두 승부와 직결됐다는 점이다. 서울과의 FA컵 16강전에서 결승골과 추가골을 터트렸고, 4일 광주전(3-2)에서는 해트트릭으로 역전승을 이끌었다. 12일 수원전에서는 0-1로 뒤진 후반 동점골을 뽑아냈고 제주전에서도 연장전 두 골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무서운 골 폭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동국의 대표팀 복귀 여부는 다음달 초순 파라과이와의 친선경기(8월 12일)를 앞두고 발표될 대표팀 엔트리 선정의 최대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성남 일화는 성남종합운동장에서 열린 8강전 홈 경기에서 포항 스틸러스를 2-1로 꺾고 '용광로 축구'의 새로운 천적으로 등장했다.
성남은 신태용 감독이 부임하기 전까지 포항에 1무7패의 절대 열세를 보였지만 지난 4월 11일 포항과의 K리그전에서 3-1로 승리, '포항 징크스'에서 탈출한 데 이어 최근 7연승의 무적 질주를 거듭하던 포항의 파죽지세에 찬물을 끼얹으며 '천적 관계'를 역전시켰다.
성남은 전반 7분 라돈치치의 동점골로 기선을 제압했지만 포항은 전반 37분 박희철의 35m 벼락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성남은 일진일퇴의 공방이 펼쳐진 후반 24분 라돈치치의 크로스를 김진용이 대포알 같은 왼발 슛으로 마무리, '파리아스 매직'의 연승 가도에 종지부를 찍었다.
수원 삼성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이상호, 양상민, 홍순학의 릴레이포로 전남을 3-0으로 완파, 부진 탈출의 계기 마련에 성공했고, 대전은 대구와 한 골씩을 주고 받은 후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5-3으로 승리, 4강에 합류했다. 4강 대진은 추첨으로 결정된다.
성남=김정민 기자 goavs@hk.co.kr
수원=오미현 기자 mhoh2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