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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중국이다] <7> 이마트 1000개로 대륙을 정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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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중국이다] <7> 이마트 1000개로 대륙을 정복하라

입력
2009.07.16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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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마트의 글로벌 비즈니스 전략은 한마디로 중국 '올인' 이다. 일단 몸집을 불리고,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겠다."

지난해 중국 11호점인 상하이 차오안점을 내면서 신세계 이마트는 매년 10개씩 점포를 늘리는 동시다발 다점포화 전략을 선언했다. 구학서 부회장은 중국 전역에 1,000개 이마트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대형마트 사업의 핵심 요소인 상품 및 가격 차별화를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필요하고, 돌다리도 두들기는 안전경영보다는 공격적인 점포 확대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그러나 지난 연말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목을 잡았다. 목표로 했던 10개 신규점포 개설은 8개로 줄었다. 올해도 많아야 8개 점포를 신규 출점 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중국은 여전히 8%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소비자들의 심리적 불안에 따른 소비 위축은 피할 수 없다.

업계에선 중국 이마트가 이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예의 주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심화섭 중국본부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시점이 다소 늦춰지고 있지만, 출점지 확보 등은 이미 2011년도 것까지 확보됐다"며 "위기가 오히려 중국 고객을 정확히 파악하는 기회로 작용해 빠른 현지화를 이룩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 다점포화 전략 속도 늦췄을 뿐, 매출은 호조

이마트는 동시다발 다점포화 전략을 쓰고 있지만 입지 관련 원칙은 있다. 상하이 중심 반경 300㎞ 내외, 북경과 텐진 중심 반경 300㎞ 내외가 출점지 선정의 제 1원칙이다. 현재 도시가구의 소비지출 비중이 74.4%인데다 도시화율이 50%에 달하는 2013년경이면 이 비율이 80%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도시 중산층 가정을 메인 타깃으로 잡았다.

중국시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상하이증시 지수가 지난해 중반 6,000에서 금융위기 직후 1,600까지 폭락했고, 부동산 가격도 전국적으로 20% 이상 빠지는 등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국지적인 편차는 심했다.

중국의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했던 광동성이나 상하이시 외곽 공업지역은 큰 타격을 입은 반면, 상하이나 베이징 등 대도시 상권은 비교적 여파가 덜했다.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은 있으되 소비경기가 급격히 둔화하진 않았다는 것이 중국 이마트의 분석이다.

이마트의 경우 다른 외자 할인점과 달리 도시 중산층 지역을 집중 공략한 탓에 타격은 더 줄었다. 패션과 가전, 문화 등 내구재 매출이 올해 1분기엔 전년 동기비 10~15% 빠졌지만, 2분기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고 오히려 먹거리와 생필품 매출은 5~10%가량 늘어났다. 이마트 중국본부는 올해 매출 목표 30억~40억위안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점포는 한국형, 서비스는 현지화에 주력

상하이의 대형할인점 업계에는 '이마트 효과'라는 말이 있다. 이마트가 들어와 두 가지가 크게 바뀌면서 생긴 말이다. 첫째는 점포들이 밝아졌다. 까르푸나 월마트 같은 기존 외자 할인점들은 대부분 창고형 매장으로 인테리어에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이마트는 중국에 진출하면서 고급스러운 '한국형 이마트' 전략을 사용, 매장의 조도를 확 높이고 매장 집기와 사인보드를 고급화 하는 등 마트에 품격을 더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처음에는 백화점처럼 고급스러운 매장을 부담스러워 하던 중국 소비자들이 생활 수준의 향상과 함께 이마트형 매장에 점수를 주기 시작했다. 현재 중국시장 1위 까르푸 등 대부분의 대형마트들이 이마트처럼 매장 조도를 높이고 고급화 인테리어에 주력하고 있다.

둘째는 상품 진열대의 높이가 1.5m정도로 낮아진 것이다. 대부분의 마트들이 상품을 천정에 닿도록 쌓아놓고 있었지만, 이마트가 소비자 눈높이에 맞춰 매대 높이를 조절하면서 다른 업체들도 앞다퉈 진열대 높이와 배열을 개선하기 시작했다.

외형을 한국형으로 바꿨다면, 고객 서비스와 상품 차별화는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해결했다. 21개 매장 점주를 모두 현지인으로 바꿨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식용유와 달걀, 쌀, 잉어 등의 상품을 전략판촉 상품으로 강화해 중국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췄다.

이런 작업을 통해 중국 이마트 구매고객은 일 평균 15만여명, 주말엔 20만여명 선을 돌파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국내에서 업계 1위 기업이지만, 이곳에선 후발주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기 보다는 상품 차별화와 고객만족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는 전략을 썼다"고 말했다.

■ 중국 고객이 가장 원하는 할인점이 목표

점포 확대 속도는 약간 늦춰졌지만, 대신 중국 고객을 파악하고 현지 인력을 진정한 '이마트맨'으로 양성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지 인력 양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급여시스템을 대대적으로 개혁했다. 부문별 성과급 제도를 도입하고 신상필벌을 강화해 업무 충실도와 회사에 대한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것.

점장과 매입부 팀장들은 연간 1,2회 한국에서 정기교육을 시키는 등 한국과 중국이 한 몸처럼 움직이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2월 한국에 있던 중국 본부를 상하이 창장점으로 완전 이전함으로써 현지화와 직원 밀착력을 높인 것도 직원들의 로열티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심화섭 본부장은 "중국인들이 가장 원하는 대형할인점 브랜드, 로열티를 갖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후발주자이지만 중국 대륙에 한국형 할인점의 장점을 도입, 중국화한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구축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심화섭 이마트 중국본부장

"중국시장을 리모트 컨트롤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현지에서 고객과 호흡할 수 있어야 비로소 시장이 보인다."

이마트 중국본부가 중국 상하이로 이전한지 이제 1년 반 남짓. 심화섭(55) 이마트 중국본부장(부사장)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고 말했다. 중국인들과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해야만 비로소 중국 고객의 취향과 기호, 원하는 서비스나 상품, 시장의 움직임을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이마트는 지난 연말부터 올해 1분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중국 내수소비가 대폭 줄면서 출점 일정 등에 차질이 빚어진 것. 그러나 심 본부장은 "속도 조절일 뿐 이마트의 글로벌 사업 교두보로서 중국사업의 성장성은 여전하다"고 자신했다.

주요 전략지역인 상하이를 중심으로 내수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게 가장 큰 위안이다. 다만, 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유통업체 육성을 노리는 것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이 자국 유통시장 확보를 위해 외자 업체들의 대항마를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외자 선두업체와 중국 업체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우리만의 니치마켓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대표적인 업체가 화룬완자. 중국 상무부 직속 국영기업인 이 업체는 지난해부터 상무부 홍콩지사의 중국 내 역투자 방식을 통해 중국의 소규모 슈퍼와 할인점 등을 잇따라 인수ㆍ합병(M&A) 해 몸집을 키우고 있으며 현재 대형할인점만 80여개를 거느리고 있다.

심 본부장은 "WTO에 가입해 노골적인 지원은 못해도 중국 정부가 각종 인허가 문제에서 자국 업체에 유리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략지 중심으로 출점을 지속하고 상품 차별화를 통해 중산층의 기호를 사로잡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등 이마트 만의 강점을 갖추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품 차별화를 위해서는 경쟁점포에 없는 상품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여전하기 때문에 지난해 8월에는 농수산물유통공사와 MOU를 체결하고 한국 농수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선보이는 이벤트를 한달 내내 실시했다.

또 '샤니 빵' '유자차' '락앤락' 등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브랜드를 발굴해 집중 홍보함으로써 한국의 상품과 문화를 중국에 소개하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차별화 상품의 경우 중국 이마트가 취급하는 100여개 브랜드 700여 상품 중 10% 정도에 머물고 있지만, 이 비율을 높이고 상권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데 힘쓰고 있다.

경기침체 직후 소비 진작을 위해 선발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도입한 제살 깎아먹기 식 역마진 판촉활동은 자제하는 대신, 소비의 신조류를 파악해 마케팅에 적극 도입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전통적으로 선호하는 상품군인 보건품(건강보조식품)의 소비 트렌드가 클로렐라, 글루코사민 등 캡슐형 상품으로 변화하자, 해당 상품을 골든존에 집중 진열하고 프로모션을 강화해 전년비 15%의 매출 신장을 보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심 본부장은 "후발업자가 살아남는 방법은 가격 경쟁이 아니라 마케팅과 서비스 차별화"라며 "중국 정부의 고강도 내수 진작책으로 최근 생필품 뿐 아니라 내구재 소비도 살아나는 만큼, 고객밀착 마케팅을 통해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는 브랜드로 거듭 나겠다"고 다짐했다.

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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