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가 깜짝 증가세로 돌아섰다. 매달 최악의 마이너스 기록을 갈아치우다 갑자기 플러스로 반전된 것. 하지만 무턱대고 기뻐할 일만은 아니다. 경기회복에 따른 자생적 반등이라기 보다는, 희망근로 프로젝트라는 정부의 응급 처방 효과가 대부분이다. 취업자와 함께 실업자도 동시에 늘어난 것만 봐도 고용 상황의 추세적 전환은 아직 요원하다는 평가다.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396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000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작년 11월 이후 7개월 만으로, 특히 지난달 21만9,000명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대폭 개선된 것이다.
취업자 수가 갑자기 늘어난 건 지난달 시작된 정부의 희망근로 프로젝트 효과 때문. 정인숙 통계청 고용통계팀장은 "희망근로 프로젝트를 비롯한 정부의 추경 일자리 사업으로 공공 부문에서 취업자 수가 대폭 늘었다"고 말했다.
공공행정 부문에서 26만8,000명의 취업자가 증가했고, 임시근로자가 14만9,000명 늘었고, 또 36시간 미만 취업자가 31만8,000명 늘어난 것 등을 봐도 대부분 희망근로 효과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희망근로 효과는 실업자 증가로도 이어졌다. 지난달 실업자는 1년 전보다 19만6,000명 증가한 96만명으로 4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계절 조정 실업률도 4.0%로 치솟으며 8년2개월 만에 4%대에 진입했다. 그동안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던 잠재적 실업자들이 희망근로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구직 시장에 다시 나섰다가 실업자로 분류된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희망근로 신청자 32만명 중에서 실제 일자리를 구한 사람이 25만명이었던 만큼 나머지 7만명 정도는 실업자로 잡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취업자 수 플러스 전환이 반갑기는 하지만 대부분 희망근로 효과 때문으로 실업률이나 고용률 등 다른 고용지표들은 여전히 좋지 않다"며 "고용 사정의 추세적인 전환을 얘기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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