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고 이화여고 등 서울 지역 13곳의 사립고가 자율형사립고(자율고)로 최종 선정됐다.
서울시교육청은 "2010학년도 자율고 지정을 위해 교육과학기술부와 협의한 결과, 법인전입금 전출 요건을 맞춘 학교 중 학교별 우선순위에 의해 13개교를 최종 선정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시교육청은 자율고 지정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해 심사에서는 탈락했으나, 자율고 전환 의지가 강한 5개교도 지역 안배 차원에서 재정여건 등을 개선한다는 단서를 달아 2011학년도 조건부 지정 결정을 내렸다.
즉시 자율고로 전환되는 학교는 중동고(강남구) 이화여고(중구) 외에 이대부고(서대문구) 신일고(강북구) 한대부고(성동구) 중앙ㆍ동성고(종로구) 숭문고(마포구) 경희고(동대문구) 배재고(강동구) 세화고(서초구) 한가람고(양천구) 우신고(구로구) 등이다.
여고인 이화여고와 남녀 공학인 이대부고, 한가람고, 한대부고를 제외하면 9개교가 남고이다. 이들 학교는 현 중3년생을 대상으로 2010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모집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1개 자치구당 1개 자율고'라는 자율고 선정 원칙에 따라 11개구에서 1곳씩 지정했고, 종로구만 유일하게 2곳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문고(동작구) 대광고(동대문구) 대성고(은평구) 보인고(송파구) 현대고(강남구) 등 조건부 지정 승인을 받은 5개 고교를 합치더라도 자율고를 한 곳도 배출하지 못한 자치구가 10곳이나 됐다.
오대수 학교운영지원과장은 "당초 33개 학교가 자율고 전환 신청서를 냈지만 8곳이 중도 포기해 나머지 학교를 대상으로 건학 이념과 재정 충족 기준, 교육과정 편성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전국 16개 시ㆍ도교육청 중 서울이 가장 먼저 자율고 지정을 완료함에 따라 다른 지역도 이달 안에 자율고 지정을 속속 마무리 할 것으로 보이지만, '2011년까지 총 100곳, 올해 30곳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는 교과부의 계획은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자율고 전환 신청서를 낸 학교가 전국적으로 39개교에 불과하고, 그나마 25개 학교가 지원한 서울도 13곳만 선정되는데 그쳐 선발 자율권 확대, 지정 기준 완화 등 사학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반쪽 자율고'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자율고= 변형된 특수목적고'라는 반대 여론도 험난한 앞날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자율고는 외국어고, 과학고 등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자사고)처럼 전기에 신입생을 선발한다. 서울 13개 자율고의 모집인원은 총 4,935명으로 기존 전기모집 학교의 정원을 합치면 인문계고 전체 입학정원의 1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이들 고교가 우수 학생을 싹쓸이할 경우 학교 서열화를 심화시킬 것이란 지적이 적지 않다. 전국교직원노조 서울지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자율고 교육과정은 국영수 등 입시과목 확대에 치중돼 있어 입시 과열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며 밝혀 교육당국과의 마찰이 우려된다.
김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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