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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브랜드 "우린 불황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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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브랜드 "우린 불황 몰라요"

입력
2009.07.15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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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11번가는 최근 수입 프리미엄진 브랜드 '트루릴리젼 by 전지현에디션'을 출시해 대박을 터뜨렸다. 11번가 관계자는 "청바지 한 벌에 30만원이 넘는 고가 브랜드인 탓에 사내에서조차 얼마나 팔릴지 반신반의했으나, 출시 첫 달에 2억원 어치를 팔았고 지금도 매주 100장 이상 판매되는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불황에도 '가치상품'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건강 및 자녀 양육에 관련된 제품, 갖고 싶은 것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20대를 겨냥한 제품, 한살이라도 어리게 보이고 싶어하는 중년층 남성을 위한 패션, 피부미용제품 등이 대표적이다.

일렉트로룩스의 프리미엄 청소기 '옥시즌 플러스'는 주부들에게 '꿈의 청소기'로 불린다. 호흡기 질환과 아토피를 일으키는 미세먼지까지 잡아주기 때문이다. 50만원대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꾸준한 인기를 얻어 지난해 일렉트로룩스의 매출 신장률(31%)을 끌어올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오리온은 웰빙 열풍과 멜라민 파동으로 생겨난 과자에 대한 거부감을 프리미엄 제품 '닥터유'와 '마켓오'로 만회하고 있다. 닥터유는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에서 개발한 제품으로, 합성첨가물을 빼고 지방 함유량을 최소화했고, 마켓오는 유기농 재료만을 사용했다. 두 브랜드 모두 월 5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효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고급 유모차시장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유모차계의 벤츠'로 불리는 노르웨이 브랜드 '스토케'는 30만원대 정도면 고가 유모차로 인정받던 국내 시장에 그야말로 파란을 일으켰다. 백화점 기준 169만원대의 상품이지만, '전 세계에 단 1,000대뿐'이라는 마케팅에 힘입어 꾸준히 팔려나가고 있다.

여성의 영역으로만 여겼던 프리미엄 화장품시장에도 남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 등장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남성용 정양'은 스킨, 로션, 크림 등 3종류에 10만원대 초반 가격으로 남성용치고는 고가임에도 재구매율이 50%에 달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

남성의 피부관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프리미엄 면도기시장의 경쟁도 치열하다. 20대 못지 않는 깔끔한 외모를 가진 중년층을 의미하는 '그루밍족(grooming)'도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모 조사기관이 최근 25~39세 서울 및 수도권 거주 남성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외모가 사회적 성공에 영향을 미친다'고 대답한 사람이 95%나 됐다.

특히 이 중 73%가 깔끔한 면도를 그루밍족이 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답했다. 음파로 피부에 진동을 일으켜 면도하기 어려운 수염까지 깎아주는 브라운의 '브라운 시리즈 7'이 대표적이다.

일렉트로룩스 관계자는 "생활이 아무리 팍팍하고 주머니가 얇아도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가치상품'을 갖고 싶은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불황에는 저렴하고 단순한 제품이 잘 팔린다는 업계의 속설은 이제 옛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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