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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안성수의 신작 '장미' '짝짓기 춤' 17~19일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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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안성수의 신작 '장미' '짝짓기 춤' 17~19일 무대에

입력
2009.07.15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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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과 라벨의 '볼레로'는 연주곡으로 유명하지만 본래 춤을 위해 작곡됐다. '봄의 제전'의 원시적 생명력과 '볼레로'의 고밀도 흥분은 많은 안무가들을 사로잡아 춤으로 만들어졌다. 가장 유명한 것이 피나 바우쉬의 '봄의 제전'과 모리스 베자르의 '볼레로'다.

안무가 안성수(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이끄는 안성수픽업그룹이 17~1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선보일 '장미'와 '짝짓기 춤(Mating Dance)'도 이 두 음악으로 각각 만든 것이다. '눈으로 보는 음악, 귀로 듣는 춤'에 초점을 맞춘 공연이다.

'짝짓기 춤'은 그 동안 그가 해온 '볼레로' 연작의 새로운 버전이고, '봄의 제전'으로 만든 신작 '장미'는 30분 길이의 작품이다. 지난해 1월 작업을 시작해 18개월 만에 완성했다. 미완성 작을 지난해 10월 열린극장창동에서 공연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장미' 는 '봄의 제전' 음악을 타로 카드로 풀어본 거에요. 이 곡은 14장으로 돼 있고 장마다 '대지의 찬양' '현인의 행렬' '봄의 싹틈' 등 제목이 달려 있는데, 각 장에 대응하는 카드를 골라 카드의 모양과 느낌을 춤으로 구성한 거죠."

그의 '볼레로'는 2006년 '무용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작품상 후보에 올랐던 작품. 그는 10년간 8편의 '볼레로' 연작을 발표했을 만큼 이 곡에 애착이 많다.

"그 동안의 '볼레로' 연작은 원형의 구조를 발전ㆍ변형시킨 건데, 이번엔 형식을 완전히 바꿨어요. 짝짓기할 때 수컷들은 바보같이 흥분하는 반면 암컷들은 침착하면서 까다롭잖아요. 그게 재미있더라구요. 짝짓기를 위한 화려한 유혹의 춤으로 밝고 화려하게 만들어 봤어요."

'예술적 예민함과 완벽주의로 무장한 프로 중의 프로'라는 평을 듣는 그는 뛰어난 음악적 감수성을 바탕으로 매우 논리적이면서 정교하고 세련된 작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 두 작품에서는 음악을 서로 다른 방식으로 쓴다.

"'장미'는 '봄의 제전' 음악을 공부하려고 만든 작품인데, 음악이 '들리는 대로', 뮤지컬처럼 음악이 이야기하는 것을 고스란히 춤으로 옮겼어요. 음악을 어느 한 부분도 감추지 않고 다 들리게 하고 싶거든요. 반면 '짝짓기 춤'에서는 '볼레로' 음악을 제 의도대로 끌고 갑니다.

음악의 빈 공간에 리듬을 집어넣거나 음악을 살리기 위해 움직임이 없는 부분을 만들기도 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부분은 더 잘 들리게, 음악을 감추고 싶은 부분에는 움직임을 많이 만들어서 덜 들리게 하는 거죠. 악보 그대로 추는 게 아니라 몸으로 악보를 새로 써서 음악을 재구성하는 셈이죠."

두 작품은 가을에 다른 데서도 볼 수 있다. '장미'는 예술경영센터의 팸스 초이스(PAMS Choiceㆍ외국에 내보낼 우수 공연작품)에 선정돼 공연 견본시장인 10월 서울아트마켓에서 공연한다. 11월에 열리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이번 공연 프로그램을 통째로 초청했다.

2001년 '춤 비평가 상', 2004년 무용 전문지 <몸> 이 선정한 '올해의 예술상 작품상', 200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올해의 예술상' 등 여러 상을 받은 그는 무용에 늦게 입문했다. 미국으로 영화 공부하러 갔다가 무용과 수업을 듣고 진로를 바꿔 줄리어드에서 무용을 공부했다. (줄리어드는 음악학교로 유명하지만 연극ㆍ무용 교육기관이기도 하다.)

안성수픽업그룹은 줄리어드 시절 졸업생들과 만든 무용단이다. 그 후 뉴욕의 여러 무대에서 공연하고 1996년 서울 공연을 끝으로 해체됐다가 98년 다시 결성됐다. 공연 문의 (02)2263-4680

오미환 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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