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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장마는 '징검다리 물폭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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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장마는 '징검다리 물폭탄'

입력
2009.07.15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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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검다리 식의 초(超) 국지성 물폭탄.' 올해 장맛비가 이상행보를 보이고 있다. 징검다리 건너듯 하루는 큰 비가 쏟아지다 하루는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가 하면, 특정 지역에 '물폭탄'이 쏟아지며 강수기록 경신이 이어지고 있다.

14일 서울에 호우경보가 내려졌다. 서울지역 호우경보 발령은 지난 1주일 동안 9일, 12일에 이어 세번째다. 그만큼 강수량도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장마 시작 기준일인 6월20일부터 7월13일까지 107.1㎜의 강수량을 보인 반면, 올해는 같은 기간 495.4㎜를 기록해 무려 5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1980년 이후로는 가장 많은 강수량이다.

전국적으로 여러 지역에서 7월 중 시간당 최다 강수량 기록이 깨지기도 했다. 7일 부산에는 역대 최고치와 같은 시간당 73㎜의 비가 쏟아졌고, 같은 날 장흥(57㎜) 광주(70㎜) 마산(59㎜) 등은 종전 기록을 경신했다.

통상 장마전선은 남북을 오르내리며 지루하게 비를 뿌리지만, 올해는 비가 오는 날은 폭우가 쏟아지고 나머지 날엔 거의 내리지 않는 징검다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0일 이후 서울에 비가 내린 날은 총 15일로, 이중 하루 30㎜ 이상 온 날은 5일이며 나머지 10일은 5.0㎜ 미만으로 편차가 심했다.

특히 지난달 29일 33.0㎜ 내린 뒤 이틀간 소강상태를 보이다 이 달 2일 96.5㎜의 장대비가 내리더니 1주일 지난 9일 190.0㎜, 다시 사흘 뒤인 12일 114.5㎜의 폭우가 쏟아졌다.

좁은 지역에 집중적으로 비를 뿌리는 것도 이번 장마의 특징이다. 지난 2일 서울의 평균 강수량은 96.5㎜였지만, 강서구는 120㎜, 강북구는 7.5㎜로 16배 차이가 나는 등 '초 국지성'을 보였다. 전형적인 열대지방 스콜의 형태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장마는 엘리뇨의 간접 영향, 대만과 중국 남쪽에서 올라오는 수증기가 더해져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는 등 열대성 기후의 성격까지 겹쳐 있다"고 말했다.

한편 14일 중부지역 폭우로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구암리 터널공사 현장 절개지에서 토사가 경춘국도로 쏟아지면서 춘천 방향으로 달리던 쏘나타 승용차가 매몰돼 안모(51)씨가 숨졌다. 또 서울과 외곽을 잇는 주요 간선도의 진입이 통제됐고, 평창동 주택가에서 가로수가 쓰러져 인근 전선을 덮치는 바람에 일대가 30분 가량 정전됐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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