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내수 시장이 폭발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의 몰락을 계기로 미국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는 틈을 타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명실공히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으로 올라섰다.
14일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와 중국 언론들에 따르면 6월 중국 내 자동차판매량은 114만2,100대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36% 급증했다. 4개월 연속 월간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이로써 중국의 올 상반기 판매량은 총 609만8,800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7.6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까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었던 미국의 올 상반기 판매량 480만대(전년대비 35% 감소)보다 129만대나 많은 것이다.
특히 현대자동차의 중국 합작 법인인 베이징현대는 올 상반기에 25만 7,003대를 팔아 지난해 동기 대비 56%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베이징현대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쟁쟁한 일본 업체를 제치면서 중국 내 4위 자동차 메이커로 부상했다.
중국 자동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자 벌써부터 올해 예상판매량이 종전의 1,000만대를 뛰어넘어 1,100만대도 초과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흘러 나온다. 미국은 올해 판매량이 969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측돼 중국은 올해를 세계 1위 자동차시장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는'모터 차이나(汽車 中國)'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야심에 차 있다.
폭발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힘은 중국 정부의 적절한 내수 진작책, 중국 경제의 견실함을 믿는 자동차 메이커들의 공격적인 판매 전략 등에서 기인하고 있다.
내수시장을 활성화시키려는 중국 정부는 농촌 주민들에게 자동차 구입 보조금과 낡은 자동차 교환 보조금을 지급하고, 1.6ℓ이하급 소형차를 구입할 경우에는 구매세의 절반을 깎아주는 등 대대적인 '가차하향(家車下鄕)'정책을 실시중이다.
여기에다 올 상반기에만 중국 시장에 89종의 신차가 출시되면서 중국인들의 잠들어 있던 소비욕구를 크게 자극한 것도 판매량 증가를 부채질했다. 상반기에만 평균 이틀에 1대꼴로 신차가 출시되는 등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가도는 지금부터라는 목소리가 높다.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얘기다. 아직까지 중국 인구 1,000명당 자동차보유자수는 50명 이하로, 미국 800명 이상, 일본 600명 등에 대비해 볼 때 한참 낮은 수준이다. 적어도 향후 5년간 중국 자동차 판매시장은'블루오션'이 될 전망이다.
둥양(董揚) 중국자동차공업협회 상근부회장은 "혼다와 현대 등 다국적 업체들이 중국에 합작 형식으로 이미 많이 진출했지만 올들어 최근까지 중국 자체브랜드 승용차들이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며 "중국은 올해를 기점으로 세계 생산규모 3위, 자동차소비 1위, 시장잠재력 1위의 입지를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둥 부회장은 "중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신차 50여종이 출시될 하반기의 자동차시장 전망은 한층 밝다"며 "자동차 수요는 엄청나며 그 수요는 수년간 자동차산업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베이징=장학만 특파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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