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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국회가 이 모양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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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론] 국회가 이 모양이니

입력
2009.07.15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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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회가 하는 짓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연민을 느낄 정도라는 여론이 높다. 17대 국회의 대표적 졸작인 비정규직 보호법으로 인해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는데도 국회는 눈을 감고 있다. 또 미디어법안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 국민은 정확하게 모르는데도 여야는 극한대치 상태에서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에 머무르고 있고 경기가 언제 더 나빠질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에서 서민들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마당에 국회는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할 국회가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는가? 국회 지도자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답답할 뿐이다.

국회의장의 정치력 긴요

과거에는 여야가 싸우더라도 민생문제에는 정치력을 발휘하였다. 지금 여의도에서는 의회정치의 요체인 양보와 타협은 사라진 지 오래다. 여야가 서로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도대체 상대방 말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벼랑 끝에서도 대타협을 통해 정치를 복원하고 민생을 챙긴 과거 국회의 모습을 배워야 한다. 18대 국회는 개원 이래 지금까지 무슨 일을 얼마나 했는지 깊이 자성할 일이다. 이제라도 경륜 있는 국회 지도자들이 국민을 위해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국회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면서 헌법에 규정된 입법권을 스스로 포기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국민이 선거를 통해 국회의원을 선출한 것은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것이다. 노동계와 사회단체의 의견은 충분히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들이 입법의 주체가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 18대 국회의원들은 무엇이 본연의 임무이고 무엇이 그들의 책임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것 같다. 국회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것은 경험 있는 중진들을 18대 공천과정에서 너무 많이 탈락시킨 때문은 아닌지 정치권은 자문할 필요가 있다.

최근 TV 화면에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할 전직 국회의장 두 분이 불법정치자금 수수혐의로 재판을 받기 위해 법정에 들어서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국민은 이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 한꺼번에 전직 국회의장 두 분이 불법정치자금 문제로 재판정에 섰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이것이 우리 국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하지만 국회 지도자 어느 누구도 국민에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국회는 최소한 도덕성 회복을 위한 자정 결의라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할 것이다.

국회가 도덕성과 정치를 회복하고 옳은 방향으로 가도록 이끌 가장 큰 책임은 국회의장에게 있다. 국회의장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려는 우리 국가 수준에 걸맞게 국회를 운영해야 한다. 국회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지금처럼 피로감을 주어서야 되겠는가? 국회의장 스스로 국회가 지금 바른 길로 가고 있는지 반문해 보고, 꽉 막힌 정국의 물꼬를 틀 수 있는 정치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여야 정치복원 노력을

국회의장뿐만 아니라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여야 정당 지도자도 마찬가지다. 국회 지도자들이 지금처럼 팔짱을 끼고 있을 여유가 없다. 국회 지도자들 모두가 방관하는 자세를 버리고 정치복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팔을 걷어 붙여야 할 것이다. 경제난 속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서민들에게 국회가 과연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인지 시험대에 오른 18대 국회 지도자들의 정치력을 기대해 본다.

이덕만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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