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자율고가 새 입시 명문고 되지 않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자율고가 새 입시 명문고 되지 않게

입력
2009.07.15 05:28
0 0

서울시교육청이 어제 2010학년도 자율형 사립고 13개 고교를 지정, 발표했다. 5개 고교는 재정 여건 개선을 조건으로 2011학년도부터 자율고로 전환된다. 이로써 이명박 정부의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의 핵심인 자율고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그러나 성공을 점치기는 이르다.

자율고가 정부 복안대로 학교간, 학생간 선의의 경쟁을 촉발해 공교육의 질적 향상을 이룰지 장담하기 어렵다. 2012년까지 100개 자율고를 지정하려는 계획이 실현될지도 불투명하다. 교육계 안팎의 우려가 큰 만큼 교육 당국은 정책 목표 달성과 부작용 최소화를 위해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율고가 외국어고 과학고에 이어 또 하나의 대학입시 명문고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자율고는 국민공통 기본교육과정이 정한 교과 이수 단위를 50% 이상만 편성하면 나머지 교과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다. 연간 수업시수의 20% 내에서 교육 과정의 증감 운영이 가능하다. 자율고 지정 학교들은 이를 적극 활용해 다양한 과목 편성을 통한 전인 교육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대입이 지상 과제인 현실에서 자율고가 국ㆍ영ㆍ수 위주의 입시 교육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교육 당국은 자율고들이 당초 약속대로 전인 교육에 힘쓰는지, 입시 위주 교육에 치중하고 있진 않은지, 등록금의 3~5%인 재단 전입금을 충실히 내고 있는지 등을 면밀히 점검ㆍ통제해야 한다.

서울 13개 자율고(4,935명)와 외고, 과학고, 자사고의 모집 인원은 인문계고 전체 입학 정원의 10% 정도다. 상위권 학생들이 대거 몰릴 것은 불문가지의 일이다. 고교선택제를 계기로 일반고들이 우수 학생 유치에 나선다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고교 양극화 및 서열화 현상이 심해지고, 일반고 학생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질 수 있다. 특목고ㆍ자율고 학생과의 격차 극복을 위한 사교육이 극심해질 소지도 다분하다. 또 하나의 교육 실험을 하는 만큼 교육 당국은 예상 문제점과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