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운동의 기본인 육상은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국제대회에서 성적을 내기는커녕 한국기록에도 범접하지 못한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제25회 베오그라드유니버시아드에서만큼은 달랐다. 김덕현이 멀리뛰기에서 따낸 금메달 하나로 한국은 숙적 일본을 제치고 종합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13일(한국시간) 폐막한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1개(은11, 동15)를 수확해 일본(금20, 은21, 동32)을 간발의 차로 제쳤다. 종합 3위는 역대 최고 성적으로 2003년 대구 대회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금 27)와 중국(금22)은 각각 1위와 2위에 올랐다.
김덕현이 따낸 금메달은 화룡점정처럼 빛났지만 한국 육상의 한계는 여전했다. 국가대표 정예가 출전했지만 멀리뛰기 금메달과 창던지기 동메달(박재명)을 제외하면 트랙에서 단 한 개의 메달도 수확하지 못했다. 수영에서도 여자 평영 50m에서 은메달을 따낸 송원대 김달은이 유일한 입상자였다.
반면 일본은 수영에서만 금메달 10개(은6, 동14)를 휩쓸어 한국과 비교됐다. 선수단 관계자는 "기초 종목에서는 국가대표라 할지라도 유니버시아드에서 입상하지 못할 정도로 격차가 크다"면서 "전략종목인 태권도와 양궁에서 도전이 거센 만큼 전략종목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양종 한국 선수단장은 "여자축구가 사상 처음으로 국제종합대회에서 우승해 현지 교민을 비롯해 국민에게 기쁨을 드려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한축구협회와 달리 일부 구기종목이 최고의 선수를 출전시키지 않은 건 아쉽다며 쓴소리를 내뱉었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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