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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타결/ 유럽산 명품 브랜드 거품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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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타결/ 유럽산 명품 브랜드 거품 빠진다

입력
2009.07.14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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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은 국내 공산품과 잡화 업계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자동차 등 유럽산 공산품과 의류, 화장품으로 대변되는 고가 소비 제품은 국내에서 값비싼 '명품' 대접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한ㆍEU간 FTA 타결은 이들 고가 수입 제품들의 가격 거품이 빠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U산 수입차 최대 가격 인하 8%

국내에서 구입하는 유럽산 자동차는 최대 8%까지 싸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입차 업계는 수입관세 8%가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한국산 차량과 가격 경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모델인 S클래스의 경우 1억2,990만~2억5,990만원으로 판매 가격이 형성돼 있으나 관세가 철폐될 경우 1억1,950만~2억3,910만원으로 떨어진다. 대당 최대 2,000만원까지 가격이 내려가게 되는 셈이다. BMW의 최고급 모델인 750Li는 1억7,580만원에서 1억 6,000만원대로 가격이 내려간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 8% 철폐 요인이 실제 판매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힘들지만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질 경우 가격 인하 폭은 8% 이상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U산 와인 농산물도 내려가

유럽산 와인을 비롯해 돼지고기 등 주요 농산물의 국내 소비자 가격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국내 소비가 많은 돼지고기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기준 국내 돼지고기 수요는 총 92만7,000톤인데 이 중 수입산은 24.6%이고, 수입산 중 40%가 EU산이다. 다시 말해 국내에서 소비되는 전체 돼지고기의 약 10%가 EU산인 셈이다. 25%인 돼지고기 관세가 철폐될 경우 유럽산 삼겹살 가격이 도매가격 기준으로 볼 때 기존 ㎏당 5,700원에서 5,400원까지 내려가게 된다.

와인과 위스키 등 주류도 각각 15%, 20%인 관세가 면제되면 소비자 가격이 12~13% 인하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22만원대인 '샤토 탈보 2005'가 19만1,400원, 출고가 11만6,545원인 '발렌타인 17년'(700㎖) 은 10만2,000원대로 가격이 내려간다.

EU산 소비재간 가격 경쟁 본격화

유럽에서 주로 수입되는 고가 수입 의류와 잡화 가격에 거품도 상당부분 걷힐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각 명품 브랜드들이 관세 철폐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한다고 가정하고 산술적인 계산을 하면 관세가 13% 수준인 고가 의류와 신발은 8~9%, 관세가 8% 수준인 고급 가방과 보석 등 잡화류는 5~7% 가량 가격이 낮아진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유명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신뢰와 선호도가 높아 가격까지 내려갈 경우 관련 국내 시장이 잠식당할 우려가 있다"며 "국내 관련 업계의 경쟁력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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