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 등정 후 하산하다 사고를 당한 산악인 고미영(41)씨가 숨진 것으로 판단되면서 구조 작업이 사실상 시신 수습으로 전환됐다.
고씨의 원정대 소속사인 코오롱스포츠는 13일 "파키스탄 현지 시간으로 오늘 오전 7시부터 구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궂은 날씨에 따른 눈사태 위험, 구조대원의 안전 문제 때문에 헬리콥터를 띄우지 못했다"며 대한산악연맹 유한규 이사를 단장으로 하는 구조단을 14일 현지에 파견, 합동 구조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코오롱스포츠 관계자는 "0.1%의 생존 가능성이 있어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구조단을 현지에 보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씨는 헬기에서 찍은 영상에서 머리 부분에 많은 피를 흘린채 움직임이 없는 것으로 확인된 데다, 사고 지점이 밤이면 영하 20도 이하로 떨어지는 혹한지라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악연맹 관계자는 "현장 사진을 보고 어렵다고 판단해 대비하고 있다. 15일 고씨의 가족들이 현장 확인을 위해 코오롱스포츠, 연맹 임원과 함께 파키스탄으로 떠날 예정"이라며 고씨의 사망 사실이 확인되면 가족들과 시신 운구 및 장례 절차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신 수습 작업도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산악연맹 관계자는 "사고 지역은 낙석이 있고 아래가 빙하지대인 등 헬기의 접근이 쉽지 않다"며 헬기로 사고 지점과 최대한 가까운 곳에 접근해 구조대를 내려보내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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