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일부 노동자들의 점거농성으로 생산라인이 멈춰선 지 50일이 지났다. 엊그제 경찰이 개입해 공장 정문과 몇몇 출입구를 장악했다니 다음 차례로 공권력 투입이 예상되고 있어 걱정이다. 점거농성 시위는 두 달 가까이 경기 평택시 전체를 마비시키고 있으나 '명분 없는 시위'로 주위의 지지마저 얻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경제적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강제 해산의 필요성이 거론되는 형국이다.
농성자들의 요구가 지나치게 자기 중심적이고, 그들로 인해 더 많은 동료들의 피해가 현실화하고 있는 점이 안타깝다. 쌍용자동차가 희생적 자구노력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은 피차에게 명백하다. 회사는 정리해고 대상을 1,000명 이내로 최소화하면서 절반 정도는 희망퇴직으로, 나머지는 직종 전환과 2012년까지 우선 재고용이라는 최종안을 제시했다. 우리는 그것이 수긍할 수 있는 타협안으로 보았으나 노조는 즉각 거부해 버렸다.
노조의 비타협적 고집은 법원으로 하여금 점거농성을 풀고 공장을 인도하라는 강제집행 계고장을 발부케 했고, 회사의 존속가치 평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해 시간이 흐를수록 쌍용자동차를 갉아먹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쌍용자동차를 살려보기 위해 경기도와 평택시가 추진하던 '1사 1인 이상 채용하기' 등 각종 퇴직자 고용지원책도 추진력을 잃고 있다. 솔선수범하며 나섰던 해당 기업들과 지역 주민들까지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타협안을 수용하여 파업을 멈추는 것이 노조가 농성 근로자들을 살리고, 회사도 회생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스스로 경찰의 간섭을 불러들인다면 요구사항이 관철되기는커녕 파업의 장기화로 불거진 '노노갈등'마저 더욱 악화될 것이다.
이 지경까지 방치한 노동부의 책임도 크다. 노조와 회사 사이의 중재에 지나치게 소극적이었고, 고용유지지원금과 전직지원장려금 등의 요구엔 응답조차 없었다. 모든 노사문제를 회사들이 스스로 알아서 해결하라고 내버려 둔다면 노동부는 있을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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