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혐의로 수감중인 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의 딸이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중국시보 주간지 시보주간(時報周刊)에 따르면 천 전 총통의 딸 천싱위가 위증죄로 검찰에 출국금지 조치를 당해 미국행이 좌절되자 대성통곡을 한 뒤 수면제를 다량 복용했다.
천싱위는 자신의 가족에 대한 검찰의 집중 추궁과 압박과 더불어 대만을 떠날 수 없다는 절망감에 음독자살을 시도했지만 가정부가 발견해 응급조치를 취한 뒤 목숨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살 시도 이후 지난달 27일 타이베이 구치소에 수감된 아버지를 찾아 면회했을 때도 정신상태가 불안해 천 전 총통을 불안하게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천 총통은 딸이 다시 불상사를 저지를 것을 우려, 마잉주(馬英九) 총통에게 천싱위를 미국으로 보내달라고 간청하는 편지를 보냈다.
천 전 총통의 비서인 장즈밍(江志銘)은 자살설과 관련해 "절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장즈밍 비서는 천싱위가 천 전 총통을 면회할 당시 "잠을 제대로 못자 약간 정신이 혼란스러운 것처럼 보였지만 평소와 큰 차이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천싱위는 "아들과 함께 몇 년 동안 준비한 미국 유학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을 놓고 천 전 총통이 면회실에서 어떻게 위로할지 어쩔 줄을 몰라 했다"며 "딸을 위해 마 총통에게 선처를 바라는 편지를 쓴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대만 언론들도 천싱위가 자신의 치과병원에 출근, 평소와 다른 이상한 행동을 하지는 않았으며 평상시처럼 경호원도 대동하지 않은 채 간호사와 함께 병원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한편 천 전 총통은 딸의 자살 시도와 아들 진즈중(陳致中)의 수감, 부인이 저혈압으로 응급실에 실려가는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정신적으로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부인 우 여사와 함께 재임 당시 1억400만 대만달러(약 40억원)를 유용하고 뇌물 4억9,800만 대만달러를 받았으며 최소 3,700만 대만달러를 해외에서 세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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